터무니없이 평범한 불감의 인간
당신은 어떤 공간의 A 지점에서부터 무한히 이동한다. 그 이동은 마찰 계수 0에 수렴하며 미끄러지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당신이…
흑석동의 정서(情緖)
이 도시는 폐허가 된다. 내 명의로 전세권이 설정된 이 주택도 포클레인의 광포함을 버텨낼 수 없을 것이다. 이미 많은…
반지하의 정서(情緖)
내가 앉아 있는 자리 앞까지 볕이 기어 왔다가 달아난다. 나는 놀리기 쉬운 술래다. 몸의 절반을 반지하에 묻고 난…
김숨, 『철』, 문학과지성사, 2008
거봐. 이래서 내가 일하기 싫다니까? 김숨, 『철』, 문학과지성사, 2008.(‘알라딘’에서 정보보기) 김숨. 탐나는 이름이다. (나의 기호와 별개로) 그녀는 자신의…
이권우,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그린비, 2008
엄마, 제게 왜 책을 읽으라 하셨나요? 이권우,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그린비, 2008.(‘알라딘’에서 정보보기) ※ 문제) 현대인이…
이제 그리움과 돌아눕는다
지난해 1월 24일의 일이다. 나는 노트북을 수리하기 위해 후지쯔 서비스센터 용산지점을 찾았다. 이제 대학교를 갓 졸업했을 듯한 여성…
무라카미 하루키, 『승리보다 소중한 것』, 문학수첩북앳북스, 2008
올림픽이 도대체 뭐! 무라카미 하루키, 『승리보다 소중한 것』, 문학수첩북앳북스, 2008.(‘알라딘’에서 정보보기) “엥?” 소리가 튀어나오는 책 『승리보다 소중한 것』으로…
봄의 정언
봄바람이 분다. 중력 탓에 바닥으로 꺼져가는 이들의 몸을 살짝 들어 올려주는, 마음이 따뜻한 소녀의 입김 같기도 한 봄바람이…
슬픔의 식탐
어머니와 아버지께선 어죽 잡수러 가셨다. 나는 정오의 푸른 햇볕이 떨어지는 차도를 바라보며 내 내면 어디쯤을 산책하고 있다. 환상적인…
살게 하소서!
너의 환후(幻嗅)에 시달린다. 잠을 못 잔 탓인지 속이 울렁거리고 미열이 난다. 몸살은 나를 차가운 파도가 들고나는 개펄에 조심스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