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인 걸 알아챘다
어제 짧은 꿈을 꿨다. 군대였다. 상병이었다. 제초 작업 중에 후임병이 “이번 휴가 때 뭐하실 겁니까?”라고 물었다. 나는 “여자친구…
여름으로부터 겨울
여름 내내 문을 닫지 않았다. 그 문으로 열기가 들어왔고 아무것도 나가지 않았다. 나는 내 몸을 돌보는 일에도 힘이…
나의 병상 곁에는
영화 《목숨(The Hospice)》을 봤다. 상영 시간 내내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을 병상에 눕히고 손을 잡았다. 그리고 나도 거기…
그러니 살아야지
포춘쿠키를 얻었다. 설렘보다는 두려움으로, 과자를 갈랐다. “약한 사람을 살펴주고 돕게 되니 그로 인해 자신도 얻는 것이 많습니다. 따라서…
제물론(齊物論)
《장자(莊子)》의 내편(內篇) 7편 중의 제2편 제물론(齊物論). “만물은 일체(一體)이며, 그 무차별 평등의 상태를 천균(天均)이라 하는데, 이러한 입장에서 보면 생사(生死)도…
세 살 버릇
책상 한쪽에 아톰을 나란히 세워뒀다. 아톰 피규어를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을 때 이미 이렇게 될 줄…
몸의 장난
오독오도독. 새끼고양이 두 마리가 사료를 씹고 있다. 마당으로 나가서 몸에 손을 얹고 싶지만 관둔다. 나를 피해 달아나는 건…
역류성 유년
너야말로 내 유년이었다. 골목에서 맞닥뜨리고 확실히 알게 됐다. 나란히 같은 발 디딜 때마다 잊고 지낸 기분이 시간을 넘어왔다.
미지의 갑바
몸무게가 3.4kg 줄었다. 살은 가슴부터 빠진다더니 과연 그랬다. 오늘 아침에는 이불 속에서 혼자 가슴을 주무르며 갑바의 쓸모에 관해…
백산약 세 포
새벽 두 시, 누나 L이 오토바이 퀵으로 생약 세 포를 보내줬다. 근육통에 정말 신통한 약으로, 얼마 전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