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오독오도독.

새끼고양이 두 마리가 사료를 씹고 있다. 마당으로 나가서 몸에 손을 얹고 싶지만 관둔다. 나를 피해 달아나는 건 겪을수록 기분이 좋지 않다. 그냥 내다보기로 한다.

저기 고양이 두 마리는, 같다. 닮은 정도를 훌쩍 넘어서는 것을 두고 ‘같다’고 밖에 말할 수 없어서 답답하다. 이름 두 개를 고심해 지어뒀는데 단단히 붙여줄 수 없어서 속상하다. 발은 엄마를 닮아 희다. 등은 검다. 갈색 엄마고양이는 털의 색깔에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저 귀뚜라미보다도.

마침, 무화과 열매 하나가 떨어져 고양이들을 놀래킨다. 새끼고양이의 벌어진 입에서 사료가 톡톡 떨어진다. 나를 놀래키는 건 어느새 내 몸뿐이다. 오늘도 나의 흥미로운 두통만 만지작거리고 있다. 고양이들, 천둥에 달아나는 줄도 모르고.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Related Posts

불안을 암매장하는 새벽

어째서, 책상 위를 정리하면 방바닥이 더러워지고 방바닥을 청소하면 다시 책상 위가 너저분해지는가. 왜 하나의 불안을 덮어버리면 다른 하나가 드러나는가.…

그게 너무 슬퍼서

늦은 새벽, 뭔가 하고 싶은 생각이 들면 바닥을 닦고 책상을 비운다. 그사이 해가 어깨 위로 천천히 올라오고 자꾸만…

파편, 2017년 08월

20170801 (화) 카스퍼스키(Kaspersky)가 무료 백신을 출시하다니. 지난달에 ESET 5년 결제했는데…. 어차피 나도 VPN, 신용카드 정보 보호, 맥·스마트폰 보호…

파편, 2019년 08월

20190801 (목) 그토록 내보이고 싶었던 감정은 두려움을 주는 것이 되었구나. 20190803 (토) 나 때문에 이 여름을 망친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