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노지 감귤 조생과 아이스 쮸
제주 노지 감귤 조생 한 상자를 고향집으로 보냈다. 택배 배송완료 알림이 뜨자마자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어머니는 “아들? 요즘…
개똥도 참 어여뻐라
우리 골목에는 정의로운 인간이 산다. 그는 며칠 전 골목 바닥에 이런 글귀를 남겨놓았다. “개 주인. 제발 쫌, 가져가세요.…
앵두의 여름
여름이 생각날 때 냉장고를 연다. 이 가을은, 그토록 기다리던 가을인데 한복판을 지나려니 돌아가고 싶다. 작은 병에 담긴 저…
절음의 고갈, 결의의 기근
우리는 대학시절의 대부분을 잔디밭에 누워 보냈다. 그 사이사이 레쓰비 깡통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웠다. 볕은 대체로 따가웠다. 학보를 펼쳐…
삼촌, 바비 인형 사주세요
조카2호와 마트에 갔다. 조카2호는 탄성을 지르며 쉴새 없이 진열대 사이를 뛰어다니다가 내 앞에 불쑥 나타나 말했다. “쌈툔, 바비…
몽골에서 온 양
고향에서 하영이에게 팔려 매일 내 얼굴만 보며 고통받고 있는 몽골 양 한 마리. 오늘따라 네 기분이 좋아 보여서…
영원히 유실된 1억 분의 1
열흘 전, 벨기에에 있는 구글 데이터 센터가 벼락을 맞았다. 그것도 무려 네 번. 그래서 스토리지 시스템에 전력 공급이…
자작나무에서
우리는 자작나무 야외 테라스에 모여 앉아 평소와 마찬가지로 서로에게 소홀하다.
남은 날은 전부 휴가로 정한다
어쩌다 보니 마지막 학기가 끝났다. 한 해에 두 번씩 돌아오던 방학도 함께 끝장났다. 방학이 없다는 건 학기도 없다는…
귀여움을 보았다
대학원 마지막 종강총회가 끝났다. 총회 자리에서 여리여리한 실로 이어진 사람들과 오랜만에 인사를 나눴다. 서로에게 꺼내 보일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