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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약사(名節略史) 1/3
서울 용산구에 거주 중인 모某씨는 명절이 오기 달포 전부터 앉으나 서나 걱정뿐이었다. 가끔 맑은 정신이 돌아오면, 하루에 15센티미터씩…
박민규, 『핑퐁』, 창작과비평사, 2006
배제 된 열여섯 살 소년들의, 세계 혹은 역사 박민규, 『핑퐁』, 창작과비평사, 2006.(‘알라딘’에서 정보보기) ‘역사(歷史)’란 알고 보면 아주 단순하다.…
구토
작고 귀여운 ‘미미’가 보고 싶다. 민호와 민희가 어려울 때마다 팝업 창처럼 등장하던 소녀 미미가 정말 보고 싶다. 그런데…
군대에서 보내는 위문편지
위문 편지 찬 바람이 두서없이 불어오는데 너무 별일 없으신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이곳 구파발 예비군 훈련장도 무탈합니다. 새벽…
한때 우리가 만든 초원이 단숨에 사막이 되어서
8월이 사람들의 미움을 짊어지고 다음 해로 떠나던 날 새벽, 멜랑꼴리한 문자메시지 한 통이 가을바람을 묻힌 채 찾아왔다. ―…
수치심과 고상하고 이상한 고집
나는 내 안에 깃든 불안에 쉽게 허물어진다. 누군가 선풍기를 켠 채 잠들어 있으면 반드시 꺼야 하고, 불법 정차…
안녕, 꿈 많던 데스크톱
나와 함께 경주해 온 데스크톱 컴퓨터가 찢어지는 비프만 남기고 죽어버렸다. 나는 씻으려고 하면 심술이 나는데, 컴퓨터도 휴지통을 깨끗이…
나의 잿빛 인생
ㅂ씨는 “미운 사람들 좀 버리고 올게요.”라는 코멘트를 남기고 길을 떠났다. 출발 전, ㅂ씨가 침낭과 버너를 짊어진 채 걷기만…
납량특집, 한밤의 검은 일가와 냉동 주꾸미
한밤의 보일러 오늘도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잠에서 깨고 말았다. 머리맡에 놓인 휴대전화로 확인해 보니 고작 세 시간…
사랑 받아서 행복해요
콧물도 즐겨 빨아먹던 시절이었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사랑받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해서 사랑받고 싶다는 감정의 뜨거움을 이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