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보리차가 맛 좋게 끓고 있는 우물
당신이 매일 새롭게 돋아나는―긴 손가락은 잘 데친 죽순― 숲. 길을 잘못 든 바람도 휘모리장단대로 혼자 몸부림치다가 결국 풀이…
당신으로부터의 추방
― 당신, 뭉클하게 좋은 당신. ― 응? 무슨 할 말 있어? ― 그냥. 통화하다가 날 잊어버렸나 해서.…
르네 마그리트와 함께 떠난 여자
뿌까 마또르, 놀이공원, 약밥, 백○씨, 서울 시립미술관, 농심 김치 큰사발, 팔도 김치 왕뚜껑, 벚꽃, 인사동, 청계천, 프로이트 전집,…
정말 잘 쓰고 싶은, 서한문 01
몇 해 전, 네가 덜컥 엎지른 슬픔이 여기까지 스몄나. 내가 눈 감고 너의 연애사를 끊임없이 복기하는 동안 네…
나, 철재 대문과 사신이 되어갈 남자와 맑은 여자
‘문 앞’에 한 여자가 서 있네. 여자는 한 발 떨어진 곳에서 54번지 126호의 하루를 읽네. 바람의 언 부리가…
담배키스가 사라진 세상에서 계속 담배를 피운다는 것의 의미
생명의 원리인 ‘숨(prana)’이 물질에 깃들면, 그것은 작은 우주가 된다. 혼돈 상태에서 시작된 호흡은 바람의 의식을 모사(模寫)하면서 운율을 얻고,…
잊혀진 계절 잊혀진 시간, 나의 마법적인
진짜 시간은 우리의 몸 안에 있다. 시계 분침조차 보이지 않는 작고 캄캄한 방에 누워 잎이 무성하게 돋아나는 꿈을…
스터즈 터클, 『재즈, 매혹과 열정의 연대기』, 이매진, 2006
재즈, 신의 악기 박물관 스터즈 터클, 『재즈, 매혹과 열정의 연대기』, 이매진, 2006. “존 콜트레인은 멋진 친구였다.”(274쪽) 나는 ‘듀크…
이상운, 『내 머릿속의 개들』, 문학동네, 2006
내 머릿속의 ‘개(요설의 현혹)’ 잡는 날 이상운, 『내 머릿속의 개들』, 문학동네, 2006. 이 소설은 현학적인 요설(饒舌)로 가득 차…
백○○씨가 이세계로 갔다
2007년 1월 10일, 광화문 교보빌딩 10층에서 열린 <대산대학문학상> 시상식에 다녀왔다. 시상식장 객석 맨 앞줄에는 백○○ 씨의 부모님께서 시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