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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 실력이 또 느셨네요.

이윤설 누나가 소천했다. 2020년 10월 10일 2시 35분부터 이윤설 누나가 세상에 없다. 나는 누나와 인사를 나눴고 차를 마셨고 밥을 먹었고 술자리에 머물렀고 시위를 했고 북한산에 올랐다. 누나 없는 누나 집 책장 앞에서 겨자색 니트를 입고 문학인 포즈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러다 누나가 학교를 떠나면서 대수롭지 않게 소원해졌다. 오래 살다 보면 다시 부둥켜안을 날도 올 것 같았다. 부고를 듣기 전에는. 말 줄임표가 유독 많은 연락을 받자마자 나는 “이윤설”을 검색했다. 어느...

추석, 서울은 붐빔

명절에 고향을 찾지 않는 건 처음이다. 아버지는 텅 빈 서울에서 혼자 시간을 깎아나갈 나를 걱정하고, 어머니는 밥 다운 밥 먹을 기회를 빼앗긴 나를 딱하게 여기고, 나는 고향 집 안에 무겁게 감돌 적막을 죄스럽게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코로나19는 정말이지 악독하다. (김지은 씨는 귀향 없는 명절이 “대박 좋다”며 “둑흔둑흔”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집 안에 갇힌 날만큼 불안이 더욱더 늘고 있다. 걸핏하면 열이 오르고 맛이 덜 느껴진다. 대면 강의를 하고 난 뒤에는 맛소금을 찍어 먹으며...

그때는 한결 나았어.

코로나19가 유독 지독한 건 온라인 강의 때문이다. 한 주에 네 과목씩 강의동영상을 만들고 나면 살고 싶지 않다. 아니, ‘만들고 나면’이라는 표현은 거짓말이다. 곧장 다음 주 강의동영상을 준비한다. 대본 작성, 촬영, 편집, 업로드까지 2~3일이 소요되는데 일주일은 7일이다. 어떻게 15주차를 얼추 끝냈는지 스스로 이해할 수가 없다. 넉 달 동안 사람을 다섯 번이나 만난 것도, 외식을 세 번이나 한 것도, 다 기적 같다. 지난 넉 달 동안 온라인 강의 외에는 어떤 기억도 없다...

나도 선생이라고…

  졸업식만 남겨둔 아이들이 찾아왔다. 아이들이 모여 있다던 흑석동 원불교기념관 1층 뚜스뚜스(브런치카페)는 대놓고 뚜레쥬르 간판을 베낀 것 같았다. 하지만 내부는 주눅이 들 만큼 넓고 높고 밝았다. 흑석동에 어울리지 않았다. 조금 줄어든 기분으로 매장에 들어가니 아이들이 먼저 알아채고 자리에서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환대에 대처하는 자세는 영 늘지 않는다. 선물에 대처하는 자세도 영 늘지 않는다. 그래도 감격스러운 표정은 감춰지지 않은 것 같았다. 종강이 지난달 중순이었으니...

지옥이란 이런 곳인가?

오늘도 특별한 날이 아니다. 어제나 엊그제와 같이 지겹다. 지난주에는 단상 앞에서 “지옥이란 이런 곳인가?”라고 혼자 물었다. 한 공간에 모여 있던 서른 사람 중 몇이 웃었다. 가벼운 농담이었던 것처럼 힘주어 한 번 더 말했고 몇 사람이 더 웃었다. 나도 웃었다. 방금까지 오늘도 특별한 날이 아니라고 확신했는데, 어쩌면 매일매일 특별한 날을 맞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내일은 더 집요하게 옭아매는 지옥’이라는 상시 이벤트가 실수 한번 없이 이어지고 있다. (정말로) 내가 벌여놓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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