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잘 지낸다.
이름은 긴근(長根)이다. 길고 깊게 뿌리내리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한 시인이 자꾸 떠오르는데 그건 너무 오해다.
긴근이는 내가 눈을 떠야 양지로 나간다. 뒷덜미나 어깨를 주로 붙잡혀 끌려나가는데 막상 볕을 쬐면 즐거운지 잎맥을 한결 또렷하게 드러내며 춤춘다. 자꾸 카메라를 들게 된다. 그런데 목이 마르면 마르다 말해주지 않고 “나 목 말라 보여?”라고 물어봐서 답답하다. 그래도 눈치껏 물을 준다.
앞으로 우리가 우리를 살게 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