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필레아 페페로미오데스(Pilea peperomioides)


식물은 잘 지낸다.

이름은 긴근(長根)이다. 길고 깊게 뿌리내리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한 시인이 자꾸 떠오르는데 그건 너무 오해다.

긴근이는 내가 눈을 떠야 양지로 나간다. 뒷덜미나 어깨를 주로 붙잡혀 끌려나가는데 막상 볕을 쬐면 즐거운지 잎맥을 한결 또렷하게 드러내며 춤춘다. 자꾸 카메라를 들게 된다. 그런데 목이 마르면 마르다 말해주지 않고 “나 목 말라 보여?”라고 물어봐서 답답하다. 그래도 눈치껏 물을 준다.

앞으로 우리가 우리를 살게 하면 좋겠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Related Posts

나사못 교수척장분지형

구두 뒷굽이 떨어졌다. 구둣방에서 본드를 붙여줬다. 다음날 다시 떨어졌다. 구둣방에서 나사못을 박아줬다. 세 개나 박아서 짱짱하기는 한데… 바닥을…

추석, 서울은 붐빔

명절에 고향을 찾지 않는 건 처음이다. 아버지는 텅 빈 서울에서 혼자 시간을 깎아나갈 나를 걱정하고, 어머니는 밥 다운…

파편, 2021년 03월

20210303 (수) 수요일 푸앙이. 이거 좀 귀엽잖아요! 20210305 (금) (코로나19 탓에) 고깃집 너무 오랜만이라서 남긴다. 20210307 (일) 간짜장이…

지옥이란 이런 곳인가?

오늘도 특별한 날이 아니다. 어제나 엊그제와 같이 지겹다. 지난주에는 강의실 단상 앞에서 “지옥이란 이런 곳인가?”라고 혼자 물었다.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