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슬픔의 식탐
어머니와 아버지께선 어죽 잡수러 가셨다. 나는 정오의 푸른 햇볕이 떨어지는 차도를 바라보며 내 내면 어디쯤을 산책하고 있다. 환상적인…
살게 하소서!
너의 환후(幻嗅)에 시달린다. 잠을 못 잔 탓인지 속이 울렁거리고 미열이 난다. 몸살은 나를 차가운 파도가 들고나는 개펄에 조심스럽게…
최강희가 고백을 하면 깜짝 놀랄 거야
최강희 “이날 동물원을 방문한 최강희는 여러 동물을 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최강희는 털 있는 동물은 전부 좋아한다고 밝혔다.” ―…
김종광, 『율려낙원국』 1·2권, 예담, 2007
에이, 세상에 낙원이 어딨어! 김종광, 『율려낙원국』 1·2권, 예담, 2007.(‘알라딘’에서 정보보기) 이상적인 국가의 출현은 이상적인 인간이 출현한 뒤에 가능할…
사람으로서 사람이 감당해야 하는 것들
경경불매(耿耿不寐) : 염려(念慮)되고 잊혀지지 않아 잠을 이루지 못함. 글이 지닌 쓸모에 대한 숙고는 나만의 것이 아닐 테지만, 그…
한심한 메모들
쌍쌍파티 두 개의 안장. 두 개의 핸들. 두 쌍의 페달. 이런 흉측한 물건을 타고 나다니는 사람이 현대에도 있다.…
괴이한 메모들
양말 내 양말을 한쪽만 누가 몰래 버리나. 짝이 없는 열세 켤레. 집 나간 자식처럼, 어느 여명에 슬그머니 기어…
모몰씨의 일일
한강 변은 매우 그럴싸하다. 모몰(冒沒) 씨는 용산구 이촌동에서부터 한강대교(제1한강교란 이름이 더 애틋하다)를 건넌 뒤, 강변을 따라 동작구 흑석동까지…
동서 보리차가 맛 좋게 끓고 있는 우물
당신이 매일 새롭게 돋아나는―긴 손가락은 잘 데친 죽순― 숲. 길을 잘못 든 바람도 휘모리장단대로 혼자 몸부림치다가 결국 풀이…
당신으로부터의 추방
― 당신, 뭉클하게 좋은 당신. ― 응? 무슨 할 말 있어? ― 그냥. 통화하다가 날 잊어버렸나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