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지난 주말, 익산에 다녀오기로 계획했었다. 하지만 삼일절 내내 사무실에 갇혀 프레젠테이션에 필요한 도표만 만들었다. 오후 5시 10분 용산발 열차에 예정대로 몸을 실었다면 나는 추억을 끌어안고 몇 개월쯤 물렁하게 살았을 것이다.

그날 전주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던 서군은 “결혼식날봐”라고 짧은 문자를 보내왔다. 코형은 술에 취해서 “이런 씨발 모군. 온다면서 왜 안 왔어? 졸라 기다리고 있었는데!”라는 말로 장황한 통화를 시작했다.

이 두 종류의 그리움 모두 뭉클했다. 그래도 나는 이왕이면, 그리우면 그립다 윽박지르고 욕하는 사람이 좋다. 되고 싶다. 부대끼는 속을 후련하게 뒤집어 보이고 싶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Related Posts

파편, 2019년 10월

20191004 (금) 나무 위에서. 내가 다가갈 수 없는 무리가 멀리 보인다. 20191004 (금) 일생 동안 읽어야 할 글자를…

여의도 한강공원 밤도깨비 야시장

반포 한강공원과 여의도 한강공원 중 한 곳을 (인스타그램에서) 추천받아서 다녀왔다. 하지만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은 거기 없었다. 행복한 불법…

파편, 2019년 07월

20190707 (일) 조카2호가 서울에 왔다. 내가 감당하기에 너무 큰 캐리어를 끌고. 방학의 기쁨이 너무 짧다. 20190713 (토) 해수욕장의…

파편, 2020년 02월

20200201 (토) 시골에 다녀왔더니 세상 물정 모르고 마스크 안 한 사람은 나뿐이네. 당장 사야 할 것 같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