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익산에 다녀오기로 계획했었다. 하지만 삼일절 내내 사무실에 갇혀 프레젠테이션에 필요한 도표만 만들었다. 오후 5시 10분 용산발 열차에 예정대로 몸을 실었다면 나는 추억을 끌어안고 몇 개월쯤 물렁하게 살았을 것이다.
그날 전주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던 서군은 “결혼식날봐”라고 짧은 문자를 보내왔다. 코형은 술에 취해서 “이런 씨발 모군. 온다면서 왜 안 왔어? 졸라 기다리고 있었는데!”라는 말로 장황한 통화를 시작했다.
이 두 종류의 그리움 모두 뭉클했다. 그래도 나는 이왕이면, 그리우면 그립다 윽박지르고 욕하는 사람이 좋다. 되고 싶다. 부대끼는 속을 후련하게 뒤집어 보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