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20190109 (수)

서군이 왔다. 스타크래프트는 HD로 리마스터 되었지만, 그 옛날과 다름없이 벙커에 마린을 넣고 벌처로 스파이더 마인을 설치했다.


20190113 (일)

방금 전까지 내 오른 편으로 정말 크고 붉은 해가 가라앉고 있었는데 지금은 아무리 찾아도 없다. 조금만 더 다가가고 싶었어.


20190124 (목)

문밖에서 뭔가 떨어져 뒹구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도 약속된 택배는 없다. 잡동사니를 사들일 의욕조차 꺾인 상황이라서 종일 내다보지 않았다. 어차피 찬 공기만 잔뜩이니까. 그리고 어쩌다 몸을 일으켰고 뜻밖에 밖을 나갔다. 한걸음 앞에 기다란 쇼핑백이, 카스테라가 든 쇼핑백이 누워있었다.


20190125 (금)

조카가 쓰던 포켓파이를 해지하러 통신사 대리점에 왔다. 순서를 기다리며 한참 지켜보니 어르신 손님뿐이다. 한 어르신은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오케 부글부글을 해달라”고 부탁하셨다. 나는 순간 고개를 갸웃 했는데 점원은 이런 일에 익숙한 듯 “오케이 구글”의 작동 방법을 설명해주었다.


20190126 (토)

세젤예(?) 조카1호가 다녀갔다. 조카한테 괴롭힘당하면 어디에 신고해야 할까. 그런데 틀린 말이 없다. ― “한 달 뜻깊게 보냈겠죠? 아니면 좀 반성해요. 인생은… 뜻깊게 늘 소중하게 보내야 해요.”


20190127 (일)

어느새 인공눈물의 계절이네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Related Posts

파편, 2010년 07월

20100708 (목) 제주전용서체(제주한라산체·제주고딕체·제주명조체) 공개! 제주어 빈출자(?) 160자를 표기할 수 있댄다. “바람과 파도에 닳아버린 섬지형 표현”이라…. 20100709 (금) 이가…

절음의 고갈, 결의의 기근

우리는 대학시절의 대부분을 잔디밭에 누워 보냈다. 그 사이사이 레쓰비 깡통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웠다. 볕은 대체로 따가웠다. 학보를 펼쳐…

살다 살다

어릴 적부터 황도 통조림과 복숭아 넥타를 싫어했다. 물큰물큰한 꼴로 설탕물 맛이 나는 복숭아를 왜 먹어야 하는지 몰랐고, 그…

파편, 2017년 03월

20170320 (월) 내일 시험을 포기하자마자 죽은 식욕이 살아났다. 식욕 부활 기념으로 뼈 없는 닭발과 목살 소금구이를 먹었다.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