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어제 새벽엔 논두렁과 밭에 콩 모를 심고 왔다. 무슨 콩인지는 안 물었다. 어차피 둥글고 고소한 열매가 맺히겠지. 심수봉 노래를 틀어놓고 호미질을 하면서 귀농에 관해 생각했다. 평생동안 줄기 여린 모판 콩을 흙에 옮겨심기 위해서 이삿짐을 꾸리는 사람이 어딘가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어머니에게는 아들의 글쓰기가 그렇겠지. 볼펜이 괭이나 호미보다 더 값비싼 세상이 영 믿기 어려우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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