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비다. 형, 누이 일가와 함께 화장실 박물관 ‘해우재’(http://goo.gl/1TxRA)에 들렀다. 양변기 모양 건물의 내부는 ‘미스터 토일렛’ 심재덕씨의 개인사로 채워져 있어서 조금 실망스러웠다. 박물관이라기 보다는 심재덕 기념관에 가까웠다. 그래도 박물관 외부는 제법 둘러볼 만했다. 조형물들은 하나같이 배설 중이었는데, 만개한 항문 틈으로 황금색 대변이 비집고 나오는 광경을 정성껏 재현하고 있었다. 더러우면서도 익살스러웠고 괜히 내 장이 후련(?)하더라.
수원화성박물관(http://goo.gl/maps/ycR55)에서 전시물 사이를 흘러다니다가 한 가이드 할아버지와 맞닥뜨렸다. 정조대왕능행차를 묘사한 일련의 그림들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용산과 노량진을 건너기 위해서 배 36척을 잇대 건조한 임시교라니. 왕의 행차답게 그 위에 잔디도 깔았댄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밑에 놈들만 죽어난다. 또 하나, 충남 홍주(청양) 사람 채제공에 관한 설명도 흥미로웠다. 순전히 동향이었기 때문이다.
수원 용성통닭(242-8226: 이사이로 빨리이륙, http://goo.gl/nyHnD)에서 닭들을 무자비하게 뜯어 먹었다. 육계의 참혹한 삶을 생각하면서 씹었지만 맛이 덜하지 않은 걸 보면 닭이라는 가축은 정말 더럽게 맛있는 녀석이다. 여러 메뉴를 골고루 주문했는데, 프라이드 > 양념 > 통닭의 순서로 맛이 좋았다. 겨자 양념장이 입에 잘 맞았고 서비스 음식으로 나오는 닭발 튀김과 닭똥집 튀김이 별미더라. 바로 앞집인 진미통닭은 올해 초에 마에 아빠와 가려다가 못 간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