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아버지와 나란히 앉아 지역신문 부고란을 봤다. 나는 죽은 사람들의 향년을 꼼꼼하게 살폈다. 아버지는 친척과 이웃의 부음을 기억나는 대로 읊다가 뺄셈을 시작했다. 그리고 해답 풀이를 하셨다.

몇 년 안 남았어. 아흔까지 꾹꾹 눌러 살아도 대번이니까 할 거 지금 해.

나는 철딱서니 없는 모양으로 새실새실 웃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Related Posts

미지의 갑바

몸무게가 3.4kg 줄었다. 살은 가슴부터 빠진다더니 과연 그랬다. 오늘 아침에는 이불 속에서 혼자 가슴을 주무르며 갑바의 쓸모에 관해…

파편, 2021년 01월

20210101 (금) 2021 당신의 닉네임: 귀님은 모자란암흑의스키야키 – 뭔가 멋있다…. 20210104 (월) 성적 평가 자료 제출까지 마쳤다! 우와…

파편, 2018년 07월

20180714 (토)  편의점에 가서 떡볶이를 사 왔다. 인사는 나 혼자 했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3일 만에 백 미터 걷고…

어느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눈팅족의 고백

나는 자기애(自己愛)가 다양한 형태로 진열된 곳에서 불안을 느낀다. (“엄마, 엄마는 내 콧물을 빨아서 귀하게 키워줬지만, SNS에서 자기애는 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