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빙수가게 문을 미는 순간 오래전 약속이 떠올랐다.

다음에 여기 같이 오자.

나와 K, 누가 먼저 말을 꺼냈는지 K는 아직 기억하고 있을까. 지키지 못한 약속은 매몰찬 시간 속에서 무엇으로 연명하다 더러 쓸쓸히 고개 드는 것일까. 저 오목한 숟가락 속 흐린 S가 마치 K인 듯 종알종알 말을 걸어왔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Related Posts

구토

작고 귀여운 ‘미미’가 보고 싶다. 민호와 민희가 어려울 때마다 팝업 창처럼 등장하던 소녀 미미가 정말 보고 싶다. 그런데…

오늘 이런 밤공기, 죄송합니다

게워낼 만큼 게워낸 하늘이 잠깐 갰다. 신이 나서 세탁기를 세 번 돌렸다. 옷가지와 수건은 물론, 홑이불과 엠보패드와 베개커버까지…

뇌가 끈적끈적

단골 미용실에 지나 디자이너 선생님이 돌아왔대서 두 주나 일찍 머리카락을 잘랐다. 고개를 숙이면 왼팔이 저리다. 친구들이 주니어 사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