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빙수가게 문을 미는 순간 오래전 약속이 떠올랐다.

다음에 여기 같이 오자.

나와 K, 누가 먼저 말을 꺼냈는지 K는 아직 기억하고 있을까. 지키지 못한 약속은 매몰찬 시간 속에서 무엇으로 연명하다 더러 쓸쓸히 고개 드는 것일까. 저 오목한 숟가락 속 흐린 S가 마치 K인 듯 종알종알 말을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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