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04 (금)
나무 위에서. 내가 다가갈 수 없는 무리가 멀리 보인다.
20191004 (금)
일생 동안 읽어야 할 글자를 매일 조금씩 지워나간다. 강에 떨어진 불꽃을 주우러 나가고 싶다가도 그걸 끌어안으며 걸어줄 흰 목이 이제 없어서 휘파람 같은 글들만 휘휘 읽었다. 간혹 어떤 낱말은 너로 찰랑이던 마음을 조금 엎질렀다.
20191011 (금)
2020년 1월 16일, 삼국지 14 출시. 게다가 군주 시스템이다. 지금의 엄중함을 잠시 덮어놓자면 무척 반갑다.
20191013 (금)
요조 액자가 깨어나 이북리더기가 되는 계절이네요.
20191015 (화)
햄 치즈 토스트를 씹으며 걸었다. 흡연구역이 나타나면 멈췄다. 발목이 시려웠다. 자꾸 시계를 봤다. 약속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처럼 초조했다.
20191028 (월)
백석예술대학교 담배동산에서 처음 만난 고양이. +제보에 따르면 이름이 “용수”라 한다. 그 의미는 ‘용기를 주는 수호천사’라고. 제보자가 즉흥 이행시를 지은 게 아닌지 의심했는데 모두 사실이었다. 김영현에게 몰래 사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