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쌈냉면 옆 골목 안에서 숨어 있던 여자가 길 가던 나를 갑자기 끌어안으며 칭얼거렸다. 나는 체한 마음을 달래듯 등을 쓸어줬다. 여자의 체온은 높았다. 팔을 붙잡혀 끌려들어간 음식점에서 고량주를 앞에 두고는 소금기 머금은 말을 뱉다가 자주 팔매질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아주 사소한 사람처럼 여자는 행동했다. 나는 여자를 달래주지 않았다. 못된 남자처럼. 내가 측은한 마음으로 속삭인다면 여자는 결국 스스로 확신할 만큼 참으로 사소해질 것이기에. 대신 나는 뒤꿈치를 들고 아주 먼 곳으로 가, 혼자 속상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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