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뒷굽이 떨어졌다. 구둣방에서 본드를 붙여줬다. 다음날 다시 떨어졌다. 구둣방에서 나사못을 박아줬다. 세 개나 박아서 짱짱하기는 한데… 바닥을 디딜 때마다 나사못 머리 찧는 소리가 들렸다. 시멘트 블록에 쓸리기라도 하면 나사못에 교수척장분지형(絞首剔臟分肢刑)을 실행하는 집행관이 된 기분이었다. 나사못에게도 구두에게도 자꾸 미안해서 이제는 운동화를 신는다. 새 구두는 어디서 발이 묶였는지 당도하지 않는다. 그래도 안달하지 않는다. 기다리던 그것들이 동구를 빙 돌아갈 때마다 속을 태웠다면 나는 진작 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