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금붕어 네 마리를 집에 들였다. 강아지를 곧잘 얻어오던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는 다른 생명을 돌보는 수고에 인색한 분이셨다. 그런데 어쩌다 금붕어를 보살피게 되었을까.
장날, 어머니는 어죽 재료를 사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그리고 저녁 즈음에 냉장고를 다시 열었다가 여전히 기운찬 꼬마 붕어 한 마리를 발견했다. 어머니는 순간 불살생계를 떠올리고 냄비 대신 김치통에 물을 받았다. 그것은 꼬마 붕어의 집이 되었다.
며칠 뒤, 어머니는 저녁에 지져 먹을 잡어를 무게로 달아 사 왔다. 그런데 우연히도 꼬마 붕어 한 마리가 또 따라왔다. 어머니는 더 큰 김치통을 꺼내 꼬마 붕어 두 마리를 담았다. 붕어의 기분은 알 수 없었지만 짝을 맞춰주고 나니 한 세계가 완성된 듯 충만했다.
반나절을 냉장고에 갇혔던 탓일까? 첫 꼬마 붕어는 곧 명을 달리했다. 민물에서 태어나 어죽 재료를 거쳐 반려어가 되고 숨이 멎기까지 기구한 생이었다. 어머니는 내세로 거슬러 오르는 붕어와 현세를 가로지르는 붕어를 모두 홍성천에 놓아주었다. 왜가리에게 들키지 않길 빌면서.
고작 엄지만 한 붕어였지만 난 자리는 작지 않았다. 텔레비전을 보다가도 눈길은 빈 김치통으로 미끄러졌다. 어머니는 그 길로 수족관 용품점에 들러 주황색 금붕어 두 마리를 받아 김치통에 풀었다. 오후에는 아버지가 검은색 금붕어 두 마리를 더 받아 김치통에 풀었다. 그렇게 수족관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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