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20110701 (금)

알이즈웰, RT @vriole 알이즈웰


20110707 (목)

내 청춘의 가장자리. 그러나 아름다웠다.


20110712 (화)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주었다. 잠결에 뛰어나가 대문을 열고 너를 너를 찾아 헛되이 둘러보았다. 이미 몸은 다 젖었다. 나는 언제 따뜻해질지 모르는 몸을 다시 뉘인다.


20110714 (목)

할 말이 없는 저녁이 지나자 하고 싶은 말이 없는 새벽과 할 말을 다 해버린 듯한 아침이 왔다. 곧이어 말의 날카로운 뼛조각을 주워 담아야 하는 대낮이 지루하게 이어졌다. 그렇게 며칠 뒤, 나는 당신에게 아무 말이고 지껄이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20110717 (일)

멋있다. 너무 근사한 여자인가 봐요. 나도 다툼에 낄래. 밤과 낮과 모군이…. RT @mean95 밤과 낮이 서로 그녀를 차지하려고 다투고 있었다.


20110718 (월)

햇살이 쏟아진다. 빗줄기 가신 자리에 너의 흰 얼굴만 촘촘 쏟아진다. 내 참, 얼마 만이냐. 네가 선명해진 것이.


20110718 (월)

세상이 일순간 아름다워졌다. 아니다. 세상은 지금껏 잠시도 아름답지 않은 때가 없었다. 앞으로도 나는 믿으려 들지 않겠지만.


20110719 (화)

직립하고 보행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흔한 기적이다.


20110720 (수)

코가 막혀 갑갑하기만 해도 심부전과 기흉을 의심한다. 등 푸른 생각을 잃어버리는 것이야말로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 삼성서울의료원)


20110720 (수)

돌아간다. 남는다. 떠난다. 보낸다. 그리고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다. (@ 남부터미널)


20110724 (일)

당신이 말을 걸면, 나는 푸릇한 개구리가 되어 곽곽 흉하게 운다. 너무 짧은 여름밤이다.


20110726 (화)

오랜만에 들른 연구실에서 시 한 편을 훔친다. 김지녀의 시집 『시소의 감정』에서.


오랫동안
김지녀

햇살을 쏟아 내는 태양 나무는 초록의 긴장을 풀어 놓아 저 그늘은 내 얼굴을 물들이지 나를 보고도 울지 않는 소의 커다란 눈 이건 이미 누군가 써 놓은 권태의 기록

하마가 하품을 하는 동안, 하루에 한 번씩 저녁을 데리고 와 돌아눕는 지구의 뒷모습 이 순간 육중한 몸을 움직여 천천히 물속으로 사라지는 하마의 걸음걸이는 아름다운 형식

자그마한 여자가 제 키보다 긴 머리카락을 빗을 때 검은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머리카락, 여자의 손끝에서 돌돌 말려 버려지는 시간의 길이와 색(色)

나는 벽 앞에서 공을 받아치며 공을 따라 달려가네 가깝거나 멀게 펄럭이는 마음 사이로, 벌써 열흘 째 비는 창문에서 흘러내리고

― 『시소의 감정』, 민음사, 2009.


20110727 (수)

잠든 어머니의 숨소리가 듣기 좋다. 귀한 것들은 너무나 태연하고 천연스럽게 우리 주변에 머물고 있다.


20110728 (목)

구글 플러스 좋구나! 껄껄. 나 혼자뿐인 건 안 자랑. 베타 서비스 시작 3주 만에 이용자가 2천만이라는데 한국인은 다 어디 숨어있나. 그나저나 구글 플러스의 써클 기능으로 싸이월드는 정말 망했다. 방법이 없습니다.


20110729 (금)

“아이디·이름·생일·이메일·성별·혈액형·주소·연락처·암호화 주민번호·암호화 비밀번호. 위 항목 중 고객님이 입력하셨던 정보가 유출되었습니다.” 애써 모호하게 표현했지만 모든 정보가 유출됐다는 말씀? 개 같이 정보 모아 유출하고 정승 같이 공지하는 네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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