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고양이들이 마당을 떠났다. 나는 자주 계단에 앉아 고양이들을 기다렸다. 무화과 잎이 가지에 상처를 남기며 떨어지고 첫눈이 거리를 더럽히고 언 수도가 나를 서늘한 방에 주저앉히는 동안에도 고양이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전 골목에서 어미 고양이를 다시 만났다. 낯선 고양이와 서로 지지하며 졸고 있었다. 겨울 하늘 한 귀퉁이가 찢긴 듯 봄볕이 쏟아지는 중이었다. 나는 집으로 달려가 사료 몇 줌을 챙겨 나왔다. 그 골목에는 벌써 빈 겨울만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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