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선생님 네 분과 마주 앉아 어색한 웃음을 방류하고 나왔다. 한 선생님의 마지막 말씀은 “됐어. 나가.”였다. 면접 결과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좋든 나쁘든 하루하루를 최선으로 긁어모아 살아야 하는 건 변함이 없다. 어서 「모텔, 건너편 무언가(가제)」를 마무리 짓자.
중국 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얻어먹고, 안쓰 김, 이팝나무 황과 <가든>의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셨다. 나는 길게 매인 넥타이가 계속 신경이 쓰였다. 그래도 쉴 새 없이 떠들고 웃었다. 카페에서 나왔을 땐 R&D센터 105호 강의실에서 무심코 내뱉은 대답에 관한 아쉬움을 대강 떨쳐버린 것 같았다. 떨쳐버린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다가 또 아쉬워졌다. 그런데 우리는 무슨 말을 나눴더라. 어차피 모두 잊히겠지. 잊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