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당신들을 그리워하기 위해, 백여 미터쯤 떨어진 중앙도서관으로 왔다. 이곳에선 당신들을 마주칠 일이 없을 것이다. 어지간해서는. 그래도 고개를 들면 창밖으로 익숙한 하늘이 보인다. 고개를 좀 더 빼면 여전히 당신들이 머물고 있을 건물이 내다보인다. 벌써 당신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한다.
지금이라도 다시 돌아가고 싶다.
Dark
Light
Related Posts
가치의 변절과 나
다시 문서 파쇄. 집 안에 모셔둔 문서 대부분을 파쇄했다. 낱낱이 살펴 쓸모에 따라 분류하는 데만 나흘이 걸렸다. 어떤…
가을엔 한 번쯤 멜랑콜리
나도 남자니까, 잠깐 가을을 걸치고 쓴다. (나도 잠깐 남자니까, 라고 읽어도 된다) 나는 여름 막바지에나 어울리는 얇은 줄무늬…
침묵의 보상
침묵은 귀가 없다. 나는 독한 침묵이 되기 위해서 숨을 덜 내쉬고 덜 들이쉬고 오래도록 머금는 연습을, 용산 산천동…
나사못 교수척장분지형
구두 뒷굽이 떨어졌다. 구둣방에서 본드를 붙여줬다. 다음날 다시 떨어졌다. 구둣방에서 나사못을 박아줬다. 세 개나 박아서 짱짱하기는 한데… 바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