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2012년 첫 빙수다. 어차피 빙수에 불과하지만 올해 첫 수확한 햇빙수처럼 여름의 억센 뿌리가 씹혔다. 그래서인지 사소하게 내뱉는 말에도 생기가 깃들었다. 이날 마주앉아 숟가락을 교차로 들고 내려놓던 홍은 조금 낯설어 보였다. 그녀와 대조적으로 흑석동 <스위스 렛츠>는 모든 게 익숙한 느낌이었다. 이곳에서 수 없이 많은 빙수를 함께 먹기라도 했던 것처럼.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Related Posts

소고기 사주면서 하는 말은 모두 진심

홍장미가 소고기를 사줬다. 와규 프리미엄도 사주고 와규 스페셜도 사주고 와규 불초밥도 사줬다. 너무 많이 먹었더니 나중에는 혈관이 막히는…

염치없고 멍청한 사람에 관한 기록

빈 강의실에 혼자 앉아 있다가 건물 밖으로 나왔다. 사람들은 어둠을, 귀가를 늦춰가며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음악이 멎은 이어폰을…

반지하의 정서(情緖)

내가 앉아 있는 자리 앞까지 볕이 기어 왔다가 달아난다. 나는 놀리기 쉬운 술래다. 몸의 절반을 반지하에 묻고 난…

파편, 2019년 05월

20190505 (일) 얼굴 없이도 잘 웃던. 20190505 (일) 이 부근에 사는 사람을 떠올리며 걷다가 정신이 들면 아주 멀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