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너도, 곧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게 될 거라고 어른처럼 말해주었다.

‘너도’라고? 이인칭 대명사에 보조사를 붙여 말하면서 여기에 이미 누가 포함되어 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내가 아니란 건 분명했지만 상대가 오해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 비참한 바람은 실현되지 않았다. 시시각각 어두워지는 길을 서로 말없이 걸었지만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상대방이 잠시 의식 밖으로 사라진 그 순간에 내가 어디를 가로질러 무얼 깨닫고 돌아왔는지 설명할 수 없지만, 그냥 그렇게 알아지는 게 있다. 기분이 맨 처음 알아차리는 무언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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