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너도, 곧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게 될 거라고 어른처럼 말해주었다.

‘너도’라고? 이인칭 대명사에 보조사를 붙여 말하면서 여기에 이미 누가 포함되어 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내가 아니란 건 분명했지만 상대가 오해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 비참한 바람은 실현되지 않았다. 시시각각 어두워지는 길을 서로 말없이 걸었지만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상대방이 잠시 의식 밖으로 사라진 그 순간에 내가 어디를 가로질러 무얼 깨닫고 돌아왔는지 설명할 수 없지만, 그냥 그렇게 알아지는 게 있다. 기분이 맨 처음 알아차리는 무언가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Related Posts

파편, 2020년 08월

20200811 (화) 야물야물 할수록 서글픈 떡볶이는 처음이네. 20200811 (화) 한 사람이 사라졌다. 그의 후배가 행방을 물었다. 나는 아무것도…

흑석동의 정서(情緖)

이 도시는 폐허가 된다. 내 명의로 전세권이 설정된 이 주택도 포클레인의 광포함을 버텨낼 수 없을 것이다. 이미 많은…

그러니 살아야지

포춘쿠키를 얻었다. 설렘보다는 두려움으로, 과자를 갈랐다. “약한 사람을 살펴주고 돕게 되니 그로 인해 자신도 얻는 것이 많습니다. 따라서…

파편, 2020년 02월

20200201 (토) 시골에 다녀왔더니 세상 물정 모르고 마스크 안 한 사람은 나뿐이네. 당장 사야 할 것 같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