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마로니에 공원 앞에 한 늙은 노숙자가 앉아 있다. 한쪽 무릎을 세우고 다른 한다리는 쭉 뻗은 채 고개를 떨구고 볕을 받고 있었다. 그는 거리에서도 자신의 공간을 만들어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근사하다”라고 말을 해버렸다. 나는 조금만 따뜻한 나라였다면 저런 노숙자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Related Posts

오멘, 존 무어 감독, 2006

현실에 부딪친 악마의 상상력 오멘(The Omen, 2006)(‘알라딘’에서 정보보기) 존 무어 감독, 샤무스 데이비(데미안)·리브 쉐레이버(로버트 쏜)·줄리아 스타일즈(캐서린 쏜) 출연…

나도 선생이라고…

졸업식만 남겨둔 아이들이 찾아왔다. 아이들이 모여 있다던 흑석동 원불교기념관 1층 뚜스뚜스(브런치카페)는 대놓고 뚜레쥬르 간판을 베낀 것 같았다. 하지만…

김종광, 『율려낙원국』 1·2권, 예담, 2007

에이, 세상에 낙원이 어딨어! 김종광, 『율려낙원국』 1·2권, 예담, 2007.(‘알라딘’에서 정보보기) 이상적인 국가의 출현은 이상적인 인간이 출현한 뒤에 가능할…

꿈인 걸 알아챘다

어제 짧은 꿈을 꿨다. 군대였다. 상병이었다. 제초 작업 중에 후임병이 “이번 휴가 때 뭐하실 겁니까?”라고 물었다. 나는 “여자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