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20120703 (화)

“SMOKERS DIE YOUNGER” 이렇게 세련된 죽음이라면 한 번 해볼 만하다. 이래서 담배에는 혐오스러운 사진을 실어야 한다. 국가가 세금이 아닌 국민의 건강을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20120708 (일)

팔 서너 군데가 가려워서 막 잠에서 깼다. 눈을 뜨자마자 듣고 싶었다. 영원을 듣는 귀가 되고 싶었다. 노랫말처럼, 저 깊은 절망의 끈이라도 너와 나를 묶어준다면… 그것도 기뻐하겠지. 가엾게도….


20120712 (목)

사자 : (…중략…) 왕께서는 오락가락하시면서 ‘칼을 달라, 아내이면서 아내가 아니고, 자식과 자식을 함께 낳은 사람은 어디 있느냐’고 외치셨습니다. 왕께서 그렇게 미친 듯이 외치시는 동안에, 아무도 보진 못했지만, 무슨 힘이 이끌었던지 왕께서는 소리를 지르시면서 문에 덤벼들어 빗장을 비틀어 벗기고 방안으로 뛰어드셨습니다. 그러나 이미 왕비께서는 밧줄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중략…) 왕께서는 왕비의 옷에서 황금의 장식바늘을 빼어 높이 치켜드셨다가 당신의 두 눈을 콱 찌르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들이 내게 덮친 수많은 앙화, 내가 저지른 수많은 죄업을 보는 것도 이것이 마지막이다. 내가 보아서 안 되었던 사람을 보고, 내가 알고 싶어 했던 사람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너희들은 이제부터 영원한 어둠 속에 있을 것이다. 이렇게 저주의 말을 되풀이하시면서, 한 번도 아니고 몇 번씩이나 눈을 찌르시니, 그때마다 눈에서 흘러내리는 피가 수염을 적셨습니다. 아니, 핏방울이 떨어졌다기보다는 시꺼먼 피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 소포클레스, 「오이디푸스 왕」


20120716 (월)

닥터 하우스(James Hugh Calum Laurie, 1959년 6월11일~) : “살아 있는 게 고통이야!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난 고통에 시달려. 일하러 올 때도 고통으로 가득 차 있어. 내가 얼마나 많이 포기하고 싶었는지, 자네가 알아? 얼마나 많이 이걸 끝내려고 생각했는지 알아?” ― <하우스(HOUSE)> S08 E21.


20120717 (화)

MBC <골든타임>은 또 메디컬 본격 연애 드라마였다. 어제는 인턴 강재인(황정음)이 바람난 애인의 패러글라이딩 사고 때문에 각 과 레지던트와 과장님들께 징징거리더니, 오늘은 무단으로 근무지를 이탈해 50% 할인가 오백만 원짜리 스위트룸에서 낮잠을 잤고 응급실 사람들에게 사과의 아메리카노를 돌렸다. 인턴 이민우(이선균)는 납득할 이유 없이 황정음의 호텔비 오백만 원을 12개월 할부로 결제했다. 끝. 아, 맞다. 이선균은 왕따 최인혁 과장(이성민)에게 응급 수술을 해달라는 금지된 전화도 걸었다. 눈썰미 있고 생명을 우선으로 여기는 인턴 이선균이니까 할 수 있는, 위대한 콜이다. 가끔 드라마 <파스타>를 보고 있다는 착각이 들기도 하는데, 타이 묶는 연습하는 장면이 있으니까 본격 의료 드라마가 확실하다. …드라마를 촬영한 병원은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에 있는 ‘인제대학교 해운대 백병원’이라고 한다. 아무리 좋아도 병원 구경은 가급적 안 하는 게 좋겠지.


20120721 (토)

킴벌리 알렉시스 블레델(Kimberly Alexis Bledel, 1981년 9월16일~) : “가끔씩 저는 제 자신이 젊은이의 몸에 갇혀 있는 늙은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전 지루하죠. 영화 보고, 책을 볼 뿐이에요. 그렇다니까요. (Sometimes I feel like I am an old person trapped in a young person’s body. I’m boring. I go to movies. I read. That’s about it.)”


20120726 (목)

몇몇 지인은 근처 술집으로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B조 1차전을 관람하러 내려갔다. 나는 귀가해 알몸으로 드라마 <유령>을 봤다. 한국 대 멕시코전은 결국 0대 0으로 비겼다고 한다. 나는 올림픽 경기 종목에 남자 축구가 있다는 걸 어제 처음 알았다(인지했다). 부득이하게 텔레비전 앞에 주저앉은 날도 있었을 텐데, 너무나 생소하다. 축구로 메달을 따다니…. 난 이게 왜 이렇게 이상할까?


20120728 (토)

중복(中伏). 낮 기온 33도. 농심 찰비빔면 한 개를 먹었고, 나랑드 사이다 한 캔과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한 잔과 남양 프렌치카페 커피믹스 한 잔을 마셨다. 담배는 피우지 않았다. 사랑도 안 했다. 조심성 없이 걸어 다녔지만 아무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길고양이처럼 행복했다.


20120728 (토)

백현진·정재일, <여기까지> ― 작은 일식 주점에서 예쁜 여자애와 / 소맥을 말아마시면서 참치 뱃살을 먹네 / 예민한 가족사에 대수롭지 않게 털어놓는 / 여자애의 몸이 끝내줬네 / 시간은 새벽으로 빠르게 흘러가고 / 내 집으로 가자고 말하려다 / 오늘은 여기까지, 라고 말하고 택시를 잡아줬네 / 아쉬웠으나 오늘은 여기까지.


20120730 (월)

‘코어콘텐츠미디어’ 김광수 대표의 티아라 화영 왕따설 입장 전문’을 읽었다. 나는 화영이 편이다.


20120731 (화)

진짜 싫은데요? 너무 싫은데요? 적당히 싫은 게 요즘 세상에 어딨어요. 그냥 싫은 것도 마당에 널린 마당에.


20120731 (화)

너무 오랫동안 울지 않았다. 억울한 일을 겪으려면 필요 조건이 제법 까다롭다.


20120731 (화)

지긋지긋하다. 미워하기에도 사람은 지긋지긋하다. 본인 이름을 또박또박 말할 줄 아는 것은 모조리 용서하기로 한다. 아무것도 바꿀 의지가 없는 그 냉정한 용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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