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커튼 자락 슬며시 쓸고 달아나는 봄바람 장난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낮잠에 든다. 얼마 만에 실눈 떠보니 입 맞추며 오래도록 같이 살고 싶었던 당신이 내 머리카락을 살살 쓸며 웃고 있다.

그런데 이것도 봄바람의 짓궂은 장난. 봄이 서러운 건 지나간 우리 예쁜 장난들이 낮잠처럼 오고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짧게 떨어지는 꽃잎 앞에서 차마 울 수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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