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여 년이 흘렀지만 우리는 자라지 않았다. 여전히 욕만 퍼붓다 전화를 끊고, 밥값 몇 푼으로 싸우고, 실패한 연애를 들춰 놀리고, 멍청한 짓을 끄집어내 비웃고, 비범했던 선배와 친구를 빗대 조롱하고, 나란히 길을 걷다가도 괜히 엉치를 걷어찬다. 아마도 우린 끝내 철들지 못할 것이다. 누군가 먼저 몸에 꽉 끼는 수의를 입고 몸에 잘 맞는 관 속에 누워있어도 우리는 그를 우스꽝스러운 인간으로 만드는 데 죽어라 노력하겠지. 그 안의 소년이 쌍욕을 하며 벌떡 일어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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