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보드를 샀다. 경솔하게 써도 담아두지 않는대서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여기에 부끄러운 게 아직 부끄러울 때 고백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품 안을 아무리 뒤져봐도 몰래 쓰고 지울 이름이 하나도 없다. 걸핏하면 들키고 싶던 그리움이, 다 사라졌다. 내가 그리움 없이 살 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갑작스럽게 두절될 사랑이라면 미리 사라져버리는 것, 이건 내 오랜 소망이었다. 좋아하는 일이 내겐 너무 쉬워서 늘 미안했는데 이젠 떳떳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 봄엔 한 철 그리움이라도 잠깐 나를 다녀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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