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을 산보하며 낮과 밤을 반죽해 고른 저녁을 골목에 채워두었더니 지나는 이웃마다 뭘 준다. 169번지 아주머니는 장바구니에서 순두부를 집어주면서 ‘일가족 급살 양념장 비급’까지 전수해주셨다. 114번지 아저씨는 잘 달리던 오토바이를 세워 땅콩맛 캬라멜을 쥐여주시곤 또 인사하자고 하셨다. 잠시 뒤에는 169번지 아주머니께서 다시 나와 한마음 수퍼마켓 전단에 싼 찐 고구마를 주고 들어가셨다. 나는 매번 뭐 드릴 게 없어서 허리만 꾸벅꾸벅 잘 숙였다.
Dark
L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