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20170801 (화)

카스퍼스키(Kaspersky)가 무료 백신을 출시하다니. 지난달에 ESET 5년 결제했는데…. 어차피 나도 VPN, 신용카드 정보 보호, 맥·스마트폰 보호 기능은 필요 없는데…. kaspersky.com/free-antivirus


20170801 (화)

김영하의 ‘오직 두 사람’을 읽고 그의 싸이와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예전 생각나서. 싸이는 빈집. 홈페이지에는 6월에 쓴 글이 있었다. 끈질긴 턱여드름을 깨끗이 고쳐준 영웅, 이라는 글. 그곳은 지금 ‘한국인의 턱여드름을 고치는 입소문 블로그’다.


20170803 (목)

블랙베리 키원은 대체 언제 정식발매 하냐. 일 안 하는 게 SK텔레콤이냐 알카텔 모바일이냐.


20170804 (금)

고양이 사료에서 부단히 나방이 태어난다. 내가 사료를 선물했던 고양이는 예전에 떠났다. 진작에 길고양이라도 배불리 먹이지 못한 게 후회된다. 다행히 나방에게는 크게 방해받고 있지 않다. 우리는 잘 움직이지 않는다.


20170804 (금)

친구야, 내가 아무 말 한 건 맞는데 이렇게 대꾸하는 건 너무하잖아…. 친구가 치킨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줘서 다 용서하기로 했다.


20170805 (토)

배가 아프다. 좋지 않은 걸 먹고 있다는 뜻이겠지. 바탕부터 고칠 방법은 떠오르지 않는다. 채소는 쉽게 무르고 반찬은 금방 쉬어버린다. 오늘은 흰쌀 죽에 할라페뇨 피클을 먹었다. 내일은 아파 깨지 말자.


20170805 (토)

월요일부터 가을이다. 모레가 입추거나 말거나 경남 창녕의 최고기온은 39.4도였다지. 그래도 무조건 월요일부터 가을이다. 그래야지만 요조&정재일의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을 컬러링으로 설정할 수 있다.


20170807 (월)

알카텔 모바일 고위관계자는 “롯데하이마트와 (블랙베리 키원의) 자급제폰 판매 계약에 사실상 합의했다”면서 “공급 물량, 판매 방식, 추가 품목 등을 최종 조율하고 9월 말부터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naver.me/FHF60t4J


20170807 (월)

식당에서 김치찌개 백반을 사 먹으나 가격은 매한가지지만, 응급 배고플 때 식당 찾아 달려나가기 싫어서 자꾸 편의점 즉석조리식품 스팸 김치찌개 같은 걸 먹는다. 내가 왜 자꾸 배탈이 나는지 알겠지? 하, 하지만 마싯쩡.


20170807 (월)

내 첫 MP3플레이어는 세계 최초의 MP3플레이어인 새한 MPMan-F20이었다. 용량은 무려 16mb. CD를 64K MP3로 변환하면 앨범 한 장이 아슬아슬하게 들어갔던가. 오랜만에 플레이리스트를 만들다가 문득 떠오름. 풉.


20170808 (화)

어? 이거 작년 가을의 그 바람 같은데?


20170808 (화)

어제 저녁에는 노량진 수제비를 먹었다. 수제비 반죽은 부드러웠고 멸치 육수는 담백했다. 그런데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어지러웠어.


20170813 (일)

후배 막대기에게 “기사단장 죽이기 재밌어?”라고 쓸쓸히 물었더니(나는 종이책 안 사기로 결심해서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도 못 사는 사람) 세트 도서를 곧장 선물해줬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너희들만 읽냐? 나도 읽는다, 하루키!”랄까.


20170813 (일)

“강북구 우이동에서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를 오가는 간선버스 151번 5대에 소녀상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 naver.me/xJH5jTjK


20170817 (목)

작가주의 조립식 샌드위치 판넬 건축물.


20170818 (금)

내 다리털이 싫다고 말했다. 엄마는 “멋있잖냐?”라며 내 다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웃음이 터졌다. “열아홉에 선을 봤는데, 꺽꺽(울며 웃음), 그 남자 다리에 털이 수북한 게 염생이 같은 겨. 어찌나 드러운지 입맛이(웃느라 말 못 잇고 침 흘림).”


20170820 (일)

K가 새 장편소설 초고를 보내왔다. 내키는 대로 집어 읽던 책 세 권을 뒤로 미루고 이틀째 읽고 있다. 눈이 마르면 창문 밖을 내다본다. 그리고 다시 K의 여름을 집어 든다. 한 사람의 충실한 계절에 대해 나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20170822 (화)

집 근처 상가에서 한 엄마와 아이를 봤다. 엄마는 무언가를 하지 말라고 아이를 타이르고 있었다. 내가 앞질러 가려는데 아이가 마침 짜증스럽게 대꾸했다. 그딴 소리 지껄이지 마. 나는 빠른 걸음으로 상가를 벗어났다. 나중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20170824 (목)

뒤숭숭한 일을 드러냄 없이 치워온 K에게 보답하고 싶었다. 냉침 하면 맛이 어지간한 연잎차를 준비했다. K, 너는 아직 여기 있니, 가 골자인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는 간지럽게 닿았을 텐데 답이 없다. 나는 오래 기다릴 수 있다. 시간이 편들지 않아도.


20170825 (금)

H가 오지 않는다. 한밤에 전화를 걸어 내 발 크기를 물었던 H. 예쁜 운동화를 가지고 날 만나러 오겠다던 R. 뒤꿈치가 떨어진 운동화로 지구를 굴리고 있는데도 연락조차 없는 H. 나는 오래 기다릴 수 없다. 시간이 편들어 주어도.


20170826 (토)

나는 당신이 그 누구라도 먼저 찾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머리가 상한 건지 초록이나 노랑처럼 좋다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20170827 (일)

누군가 좋아하는 소설가를 물으면 으레 난처했다. 박민정의 소설집 『아내들의 학교』를 읽었고, 앞으로 나는 곤곤한 처지를 조금 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이전이 없는 소설이므로 지금 가장 좋은 소설이다.


20170827 (일)

역류성 식도염이 재발한 것 같다. 이건 다 이른 개강 탓이다. 9월 첫째 주 개강은 대학의 상궤가 아니었나. 자다가도 자주 개탄하며 깬다. 내일 개강이라니! 방학을 강탈 당했어!


20170827 (일)

어머니는 친구들에게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내게도 가끔 전달한다. 오늘은 “100년에 한 번 피는 참나무꽃 행운을 드립니다”라는 사진이 왔다. 호기심에 찾아보니… 그 참나무꽃이라는 것은… 나무에 산란한 혹벌의 알이 부화하면서 형성한 벌레혹(충영)으로, 그 속의 유충이 참나무의 영양분을 빨아먹어서 심하면 나무를 고사시킬 수 있다고. 어머니께는 비밀로 해야지. https://t.co/FVCyC4ATle?amp=1


20170829 (화)

나는 그만 전기장판을 켜버렸어. 다음 여름이 올 때까지 꺼지지 않을 거야.


20170830 (수)

집주인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수도요금을 월세에 얹어 보내라고, 귀 어두운 할머니는 평소처럼 큰소리로 말씀하셨다. 나도 네네, 평상시같이 답했다. 하지만 용건을 다 전하고도 전화가 끊기지 않았다. 할머니께서 다시 소리 지르셨다. 고함으로 듣는 부고.


20170830 (수)

단편영화 《나아당궁》을 봤다. 자조적이고 위락적인 영화였다. 관객도 주인공도 감독도 불과 보는 사람이었다. 할머니는 내내 사몰한 채였으나 장난을 걸고 싶어 소생한 것만 같았다. 커피를 부은 제방 광경은 유독 좋았다. 추궁하지 않는 뒷걸음질이 좋았다.


20170831 (목)

열심히 하지 않은 일은 기억에 없다. 그래서 지겨움을 견디면서 몽땅 열심히 해야 하는데 그게 어렵다. 너는 그날 왜 선 채로 울어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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