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20120101 (일)

비염약을 샀다. 코로 숨 쉬는 데 약이 필요할 거란 생각은 그동안 해본 적이 없다. 2012년에는 어떤 질병이 또 나를 당혹스럽게 할 것이냐.


20120101 (일)

2011년 마지막 식사로 김치보쌈을 먹었다. 식사 전 친구 K에게 직접 꾸민 머핀을 선물했다. 감정표현이 서툰 친구지만 분명 많이 좋아했을 것이다. 음식은 맛이 좋았다. 굴무침은 대부분 남겼다. 기록할 게 없는 지난 시간에 비하면 별로 아깝지 않았다.


20120107 (토)

남의 집 냉장고에 두고 온 아이스크림이 그리운 아침이다.


20120107 (토)

졸리다. 그런데 졸릴 때마다 자면 할 일은 언제 하나. 하루에 한 번만 자고 싶다.


20120107 (토)

Listening to I Won’t Give Up ― Jason Mraz | 드디어 네이버뮤직 앱에도 트위터로 내보내기가 생겼구나. 별 쓸 일은 없겠지만 어떤 형식으로 내보내주는지 구경은 해야겠지? #네이버뮤직


20120107 (토)

씻는 일에도 결심이 필요한 삶이 과연 행복한 삶이냐.


20120107 (토)

낮 두 시의 몽유병. 수면바지를 입은 여자들이 여기저기서 걷고 있다.


20120108 (일)

라이터를 못 찾고 있다. 가스레인지로 담뱃불을 붙이고 싶진 않다. 존엄성의 문제다.


20120108 (일)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는 침구를 말아서 몸이 있었던 흔적을 없애라.” ― 피타고라스 교단의 규칙 중 하나라고 한다. 희란(@Heerahn)님의 페이스북에서 옮겨오다.


20120108 (일)

리빙포인트) 입고 잤던 옷에 페브리즈를 뿌리면 외출복이 된다.


20120108 (일)

어여쁜 여자야. 쌍쌍바를 갈라 먹자.


20120110 (화)

내 주거래은행인 SC제일은행이 내일부터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된다. 간지다. 스탠다드차타드뱅크도 아니고…. 계좌번호 알려주기 어려워서 주거래은행을 바꿔야겠다. 어디로 가야 하나.


20120110 (화)

영국이 본사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했다. 2005년 4월 스탠다드차다드은행은 제일은행의 지분 100%을 인수하고, 같은 해 9월 SC제일은행으로 명칭을 바꿨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 ― 100% 외국은행이구나.


20120113 (금)

나는 잔 사람인가 안 잔 사람인가.


20120116 (월)

우리는 각기 다른 지옥에 산다. 하지만 개중에는 적성에 맞는 지옥에서 건강을 회복하는 사람도 있다.


20120116 (월)

얼굴은 몸통에 깃든 슬픔을 양분 삼아 자라는 기관 같다


20120116 (월)

당신이 침대맡에 앉아 울고 있는 것 같은 답답함.


20120116 (월)

껄껄껄껄. 그런가? RT @elaland @m0g00n 너 박지성 닮았어.


20120117 (화)

사람이 ‘별로’ 좋다.


20120118 (수)

부드러운 꿈을 요청한다. 샌들에 흘러드는 모래를 털어내면서 소나무 숲 그늘로 들어가는 꿈이면 좋겠다. 호주머니엔….


20120118 (수)

지금 알리안츠 생명에 개인정보를 팔고 던킨 커피 교환권을 얻었다. 도넛도 달라고 졸랐다. 개인정보란 굴릴수록 안전하대도?


20120118 (수)

“밖은 덥죠?”


20120118 (수)

미래는 잠만 자도 온다.


20120118 (수)

뭘 먹고 나면 자꾸 음식이 턱에 붙어 있다. 입술에 구멍을 뚫고 막대기를 끼워 멋 낸다는 아마존 야노마미족도 아니고. 벌써 구안괘사인가.


20120118 (수)

감사합니다. 절대 잊지 않겠다, 신꼬꼬마. RT @neewunder @m0g00n 모군 죽기 전에 밀워키라는 곳에 와볼 수 있을까? 아니.


20120118 (수)

나의 재산은 정성뿐이었다. ― 김수영, 「번역자의 고독」


20120119 (목)

열두 시간 작업한 파일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하나도 안 괜찮다.


20120119 (목)

13개 회사의 전자담배 액상 121개 제품에서 발암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검출됐다. 아세트알데히드는 국제암연구기관(IARC)에서 2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흡입하면 폐, 신장, 목 등의 인체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20120119 (목)

구글에서 ‘벌거벗은 공주님’으로 검색하면 내 블로그가 나온다고? 왜!


20120120 (금)

내일 선인상가가 영업을 할까? 블루투스 이어폰을 새로 사고 싶다….


20120121 (토)

습식 거품면도를 하다가 오른쪽 눈썹 끝을 밀어버렸다. 그 주변엔 면도기 갈 일이 없는데…. 4B연필이 안 보인다.


20120121 (토)

한 노숙인이 큰 소리로 신문을 읽고 있다. 쪼그려 앉은 자리 왼편에 이런저런 신문을 늘어두고. 오른편엔 눈 감은 노숙인을 가만히 앉혀두고.


20120122 (일)

“헐. 일진 머리를 가발로 쓰셨네요?”라고 조카 1호가 말했다.


20120122 (일)

“내일 삼촌도 큰집에 가? 삼십 살이 넘었는데 취직 못 하고 결혼도 못했으면 큰집에 안 간대. 편의점 알바 같은 거 하면서. 명절에는 알바바도 진짜 많이 준대.”라고 조카 2호가 말했다.


20120123 (월)

조카 2호가 빅뱅 VIP 팬클럽에 가입했다. 가입비는 무려 2만 5천 원. 혜택을 물어보니, 빅뱅 오빠들이 VIP팬에게 쓴 글을 볼 수 있단다(카드발급+VIP BOX). 그리고 친구들에게 당당히 외칠 수 있단다. “나 빅뱅 VIP 팬클럽 4기야!”라고.


20120124 (화)

조카 2호의 빅뱅 빠심.


20120124 (화)

천안. 아껴 지낸 시간으로부터 한 시간이나 멀어졌다.


20120124 (화)

갑작스러운 발전차 오동작으로 열차 안은 암흑이다. 창밖을 내다보는데 거꾸로 별자리 어플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넬의 노래를 듣고 있다.


20120124 (화)

나는 나를 하나로 모을 수 있을까.


20120124 (화)

용산역. 떨어지는 법을 잊은 눈송이. 눈송이들.


20120124 (화)

나는 고향집 욕실에 걸려 있는 액자, 빛바랜 모네 풍 그림 액자 뒤편에 연분홍색 칫솔을 감춰뒀다. 명절마다 칫솔 좀 그만 사자.


20120126 (목)

아악! 오늘 정태춘·박은옥의 새 앨범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가 나왔다. 나 정말 미쳐버려.


20120126 (목)

난시가 점점 심해진다. 당신이 둘이었다가 셋이었다가, 사라졌다.


20120127 (금)

사랑은 누군가를 격렬하게 안고, 그와 같은 곳에 있고 싶어 하는 그리움이다. 그를 안고, 모든 세상을 바깥에 두고자 하는 열망이다. ― 오르한 파묵, 『새로운 인생』, 민음사.


20120127 (금)

귀갓길에 <맥도날드 더블 쿼터파운더치즈 단품 구매 시, 상하이 스파이스 치킨버거 단품 증정 쿠폰>을 쓰느냐 마느냐.


20120127 (금)

고요 속에서 푸른 새벽을 들여다보면 너의 가여운 속살이 보인다.


20120128 (토)

어떤 곳은 착한 사람들만 있어서 지내기 심심했다. ― 심호택, 「自序」, 『미주리의 봄』, 문학동네.


20120128 (토)

어느 시인의 블로그에서 심호택 시인의 유고 시집 『원수리 시편』을 봤다. 내일모레면 2주기다.


20120128 (토)

1998년 가을, 나와 S는 심호택 시인의 집 마당에 돌길을 놔드렸다. 일을 마친 뒤 시인은 두툼한 고기를 구워주셨다. 그리고 시집에 사인을 해서 한 권씩 주셨다. 심호택 시인이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 나는 그 해 가을에 대해서 까맣게 잊고 지냈다.


20120129 (일)

DNSEver, 너 자냐? 트래픽 증가로 2월1일부터 유료화 한다더니 이젠 서버다운 연기도 하는구나. 아오, 불편해.


20120130 (월)

《문명 5》는 정말 악마의 게임인가? 지금 미확인 악마가 내려오고 있다.


20120130 (월)

어떤 기적은 자기 자신조차 구해내지 못하고 거리에서 죽는다.


20120130 (월)

잠들기 전엔, 당신에게 묻고 싶은 게 많다.


20120131 (화)

김연수의 신작 『원더보이』가 나왔다. “나는 소원을 말하는 게 좋았다. 그 소원을 하나하나 이루다보면 어른이 되리라 생각했다. 아니면 그 반대로 어른이 되면 그 소원을 다 이룰수 있게 되거나. 열다섯 살 무렵, 어른이 된다는 건 내게 그런 뜻이었다.”


20120131 (화)

나는 왜 본품보다 사은품에 더 끌리는가. 김연수의 신작 장편소설보다 예약구매자에게 증정하는 미니 칼럽집 『김연수欄』이 더 갖고 싶다.


20120131 (화)

이틀 전에도 남양유업 프렌치카페 커피믹스 180T를 사은품(보온병) 때문에 샀다. 카제인나트륨이 든 프림이 좋을까? 우유가 든 프림이 좋을까? 난 사은품이 든 커피믹스가 훨씬 좋더라.


20120131 (화)

영화 《장화 신은 고양이 3D》를 예매했다. 키키. 안경 끼는 사람에겐 안경 위에 걸치는 렌즈(?)를 제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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