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5.4분」(가제)의 초고를 프린트 했다.
이번에도 글자 수만 넘치고 나머지는 모자란다. 제목부터 작품에 단단히 붙지 않는다. 처음엔 「거짓말」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했는데 아직까지 적절한 제목이 떠오르지 않는 걸 보니 나는 글의 의미를 완전히 알지 못한다. 낙관할 수 없다. 도중에 「모텔, 건너편 무언가」라는 제목도 붙여봤지만, 글에서 ‘건너편’과 ‘무언가’에 대한 해명이 모자라 곧바로 떼어버렸다. 서글프다. 그래도 생애 첫 하이틴 성장 로맨스(?) 소설을 썼다는 사실은 기분이 좋다.
이제 첫 문장부터 다시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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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호의적인 것은 밤뿐이다. 다른 사람의 살아 있다는 표식이 모두 지워지면 그제야 내 마음을 편히 낭독할 수 있다. 밤하늘의 빛나는 별 장식은 사람들이 깨어나는 수만큼 스스로 흔적을 지운다. 너무 많은 사람이 눈 뜨기 전까지 고칠 게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