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어머니는 숨을 쉴 때마다 목이 간질간질하다며 저녁 내내 기침을 하셨다. 새벽엔 수차례 자다 깨길 반복하며 가래를 뱉으셨다. 샛노란 색이다. 지난번 귀향 때만 해도 없던 일이다.

아버지는 나 몰래 작은 혹 두 개를 갑상선에 가지고 계셨다. 비록 수술로 떼어낼 필요가 없는, 선악이 나뉘기 이전의 순수한 혹이라지만 난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생채기가 난 것처럼 목구멍 한쪽이 아프다. 벌써 몇 개월째지만 나 역시 (같은 이유로)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을 생각이다. 어리광 부리며 칭얼대기를 좋아하지만 걱정을 끼치고픈 생각은 레알 없다. (…대단히 길고 지루한 감상 삭제…) 대신 식후에 <용각산> 한 통 앞에 모여 번갈아 퍼먹는다. 이런 게 가족이 아닌가 한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Related Posts

한국에 놀러 와요, 니가

독일에 놀러 와요. S는 말했다. 나는 슬며시 고개를 저었다. 나는 독일에 갈 리 없다. L과 K는 어쩌면 독일에…

파편, 2012년 02월

20120202 (목) 책을 훔쳐 읽고 있다. 20120205 (일) 모른다는 것. 알지 못한다는 것. 이 무한한 가치에 어찌 매혹당하지…

엄마, 저 아저씨는 왜 저래?

오늘의 열차 차량-좌석 선택은 대실패다. 용산발 17시35분 새마을호 3호차 문이 열리는 순간, 망했다는 걸 확신했다. 역겨운 햄버거 냄새는…

봄의 정언

봄바람이 분다. 중력 탓에 바닥으로 꺼져가는 이들의 몸을 살짝 들어 올려주는, 마음이 따뜻한 소녀의 입김 같기도 한 봄바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