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홍성 유천칡냉면 곁 골목의 담장. 내가 어릴 적에도 고운 담장 둘이 나란히 마주 서서 길을 내주었다면 예쁜 마음으로 몰래 담배 피우고 고운 마음으로 술 취한 친구를 골목에 버렸을 텐데. 온몸이 가려운 입맞춤도 백 번 천 번 더 했을 텐데. 아깝다. 내 빛나는 유년이 머무는 너저분한 공간을 생각하면 마음에 그늘진다. 그래도 우리는 들꽃 같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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