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급히 보낼 우편물이 있어서 우체국에 왔다고 말했다. 참 잘했다고 해주었다. 점심으로 오백 원짜리 꼬마 핫도그를 먹었다고 말했다. 참 잘했다고 해주었다. 가을을 걸어 학교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참 잘했다고 해주었다. 서울에 온 형과 저녁 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참 잘했다고 해주었다. 늦은 저녁에 집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참 잘했다고 해주었다.

나는 정말 참 잘한 거 같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Related Posts

새삼스러운 우울

귀향 열차 안에서 무가지를 펼쳤다. 무가지답달까, 별 시답잖은 소식이 지면에 빼곡했다. 그러다 반가운 이름이 눈에 띄었는데, 가수 박지윤의…

파편, 2020년 08월

20200811 (화) 야물야물 할수록 서글픈 떡볶이는 처음이네. 20200811 (화) 한 사람이 사라졌다. 그의 후배가 행방을 물었다. 나는 아무것도…

길상사) 조용히 가라앉는 내 그리움

길상사에 다녀왔다. 일몰 후의 길상사는 무던히 쓸쓸해서 내 그리움을 몽땅 내던져도 물무늬 하나 일지 않았다. 그래봐야 마음은 창졸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