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밤마다 전화를 한 통 받고 있어. 너머에서 외삼촌은 자꾸 어떤 여자를 만나보래. 설명대로라면 그 여자는 나를 만날 이유가 없어. 그래서 행복한 여자는 행복한 채로 두자고 여러 차례 부탁했지. 하지만 외삼촌은 내 말을 듣고 있지 않았어. 어쩔 수 없이 내가 얼마나 엉망인지 설명하기 시작했어. 수고스러운 일도 아니었지. 그러다 신경질이 났어. 내가 왜 몇 년 동안 마주친 적도 없는 외삼촌에게 온갖 흠결을 고해하고 있는 걸까. 내 거절이 ‘지나치게 예의 바른 탓에’ 알아듣지 못하는 걸까. 다음날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어. 인제 그만 모든 걸 멈춰 달라고 애원을 했지. 엄마는 알았다 그러마 하면서도 일단 만나보면 좋겠다는 속을 계속 비쳤지. 그때마다 이렇게 말했어. 난 지금 좋아요. 난 지금 정말 좋아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Related Posts

파편, 2017년 04월

20170401 (토) 집으로 이런 게 날아왔다. 오늘 황교안 권한대행은 세월호 거치 장소인 목포신항만을 방문했지만, 면담을 요청하는 세월호 유가족을…

여름으로부터 겨울

여름 내내 문을 닫지 않았다. 그 문으로 열기가 들어왔고 아무것도 나가지 않았다. 나는 내 몸을 돌보는 일에도 힘이…

파편, 2018년 04월

20180401 (일) 뭐든 견뎌볼 만한 계절이 됐습니다. 20180402 (월) 인스타그램… 게시물 다섯 개마다 광고 하나씩 끼워 넣는 건…

파편, 2013년 10월

20131005 (토) 명함 인쇄를 맡겨야 하는데… 좋은 업체 아시는 분?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품질과 신속한 처리와 친절한 응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