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20171012 (목)

아마존에서 All-New Kindle Oasis 예약판매 시작. 7인치, 300ppi, 용량 8GB·32GB, 8GB+Cellular 예정, IPX8 방수, 오디오북, 무게 194g. 과연 킨들이시다.
https://www.amazon.com/dp/B06XD5YCKX


20171017 (화)

여덟 해 전부터 꾸준히 중얼거렸다. 좋고 나쁨이 없는 일이 매일 일어났고, 그것을 내 창에 비치는 대로 옮겨 적곤 했다. 일부만 떼어낸 풍경은 모조리 적적하게 보였다. 내년에도 여전하겠지. #MyTwitterAnniversary


20171017 (화)

나란히 턱에 앉아있다, Y와. 이미 오래 마주한 느낌이다. Y는 자꾸 뺨을 붉히다가 무리별이 돋은 방향으로 누웠다. 머핀을 닮은, 아주 조그만 섬이라서 머리가 낮게 기울었다. 나는 몸을 옮겨 무릎 베개를 해주었다. 턱에 쓸린 건지 뒷무릎이 조금 아렸다.


20171017 (화)

Y는 J가 조금 이상한 사람 같다고 엉뚱한 말을 했다. 그래서 좋다는 건지 싫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보다도 당신이 J를 어떻게 아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만뒀다. 고개만 끄덕였다. 얼굴만 훔쳐봤다. Y는 투철한 일관(日官)처럼 줄곧 무리별만 바라봤다.


20171017 (화)

나는 Y의 노래가 듣고 싶다고 말했다. Y는 오늘은 그만 부르고 싶다고, 내 노래가 듣고 싶다고 했다. 노래를 불렀다. 소리가 없는 노래를. Y의 가지런한 눈썹을 매만지며. 이쯤에서 꿈인 줄 알아챘다. 그래서 한 번만 안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20171020 (금)

Adobe CC 2018… 로딩화면이 역대급으로 아름다우시다.


20171028 (토)

‘어떤 일’을 맡아줄 수 있는지 묻는 전화를 받았다. 나는 ‘보수가 얼마든 내키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불편해할 만한 이유도 말했다. 이 선, 딱 여기까지였다. 나는 괜한 참견을 했다. 당신도 손 떼는 게 좋아. 상대방도 수긍하는 듯했지만, 괜한 무례였다.


20171028 (토)

오늘 자, 풀 뜯어 먹는 새끼 냐옹이.


20171031 (화) 스물한 시간째 누워있다. 내일, 택배기사님이 내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일어나지 않겠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Related Posts

참 잘한 것 같다

급히 보낼 우편물이 있어서 우체국에 왔다고 말했다. 참 잘했다고 해주었다. 점심으로 오백 원짜리 꼬마 핫도그를 먹었다고 말했다. 참…

일란성 자매들의 못된 장난

도통 알 수 없는 얼굴이야, 라고 생각했다. 마주 서서 말을 주고받는 내내 하얀 얼굴에 시선을 고정했지만 특징을 잡아낼…

어부 정대영의 결혼

열차를 타고 어부놈(정대영)의 결혼식장에 가고 있다. 자리에 앉아 눈을 붙이려는데 새삼 우리가 친한 사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진심으로…

너의 얼굴은 갖가지 도형

가로등 빛이 잡아 끌어 바닥에 내려놓은 나무 그림자를 밟고 서 있다. 서늘한 바람에 나무 그림자가 흔들릴 때마다 멀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