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20190707 (일)

조카2호가 서울에 왔다. 내가 감당하기에 너무 큰 캐리어를 끌고. 방학의 기쁨이 너무 짧다.


20190713 (토)

해수욕장의 개들은 아직 배회하고 있을까. 파라솔과 튜브와 횟집과 모텔 부근에서 긴 혀를 문 채, 열병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주저앉았던 자리를 살피고 있을까. 2006년, 내 마지막 해수욕장은 그랬다. 그 조개와 돌의 무덤은 다시 볼 수 없어도 상관없지만 이맘때엔 한 번씩 궁금하다. 그 개들이.


20190721 (일)

한동안 사들이기만 했던 물건을 중고 사이트에 등록했다. 후지필름 X-T20 바디, NP-W125S 배터리, 7artisan 렌즈(25mm F1.8, 35mm F1.2, 55mm F1.4), Peakdesign cuff, 요타폰2, 코보 오라원, 보위에 likebook AIR, 델 XPS12 9250, IRISPen air, 하라체어 세네카2…. 또 뭐가 있더라? 이 물건들을 방학 동안 다 정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20190723 (화)

준호네 떡볶이를 먹었다. 사리는 넣지 않았다. 밥은 볶았다.


20190725 (목)

유니클로 옷가지들을 버렸다. 의류 재활용함에 넣을까 하다 그냥 쓰레기봉투에 담았다.


20190727 (토)

보고 싶다 말할까 했다.


20190731 (수)

나를 의심하는 습관이 있어서 낮에 주저하고 밤에 멀리 마중 갔다 돌아오곤 한다. 너는 어떻게 해서도 알지 못하게.


20190731 (수)

이제 슬픈 나라에서 살게 됐지만 바라는 대로 두겠습니다. 너무 늦게 알아채 미안합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Related Posts

가치의 변절과 나

다시 문서 파쇄. 집 안에 모셔둔 문서 대부분을 파쇄했다. 낱낱이 살펴 쓸모에 따라 분류하는 데만 나흘이 걸렸다. 어떤…

봄의 정언

봄바람이 분다. 중력 탓에 바닥으로 꺼져가는 이들의 몸을 살짝 들어 올려주는, 마음이 따뜻한 소녀의 입김 같기도 한 봄바람이…

골목길에 차린 저녁 밥상

집 앞을 산보하며 낮과 밤을 반죽해 고른 저녁을 골목에 채워두었더니 지나는 이웃마다 뭘 준다. 169번지 아주머니는 장바구니에서 순두부를…

수치심과 고상하고 이상한 고집

나는 내 안에 깃든 불안에 쉽게 허물어진다. 누군가 선풍기를 켠 채 잠들어 있으면 반드시 꺼야 하고, 불법 정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