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20210710 (토)

진상천 해물짬뽕을 포장해 오려고 나갔다가 마트에서 종이 포일을 사는 김에 양념고기를 함께 담아 들어왔다. 고기반찬에 밥을 먹었는데 허기가 진다. 불향 가득한 해물짬뽕 허기가. 이것은 인간의 피 대신 선지로 끼니를 때운 좀비의 허기와 비할 수 있는 것인가.


20210711 (일)

방학과 어울리는 쏘셜미디어는 역시 트워터다. 벌써 자유로운 기분이다.


20210711 (일)

드라마 《보이스》는 이제 좀 그만하자. 이전 시즌에서 인물 설정이 도가 지나쳐 마지막이구나 싶었는데 점입가경이다. 다크웹 초청력 다중인격 살인마 서커스맨(동방민/이규형)도 절래절래인데 비모도 소낭촌 사이비 무속은 너무 갔다. tvN은 왜 강권주 센터장을 포기 못할까. 이하나의 숨소리 연기도 갈수록 부담스러워.


20210712 (월)

판매 시작과 동시에 서울사랑상품권을 쟁여놓으니 뿌듯하고 든든도 하구먼. 월 할인 구매 한도 70만 원은 너무 적어요.


20210712 (월)

금년도 폭력예방교육을 모두 이수했다. 정말이지 쉽지 않았다.


20210712 (월)

“엄마, 오늘은 안 아프지? 밤새 좋은 꿈을 꿔서 안 아플 줄 알고 전화했지. 다 나아서 둘이 같이 돌아다니는 꿈이었어.” ― 거짓말이다. 꿈 따위에 기대는 서글픈 거짓말이다.


20210713 (화)

서성란 누나의 따님인 가수 ‘금이다(I’m Gold)’가 새 싱글 앨범을 발표했다. 가사 중 후렴이 온몸 가득 스몄다. 얼마나 아픈 말을 건네는 건지 스스로 잘 알 텐데, 너무 나쁘다. 진짜 나쁘다. ― “그대 하루에 지난 기억들이 자꾸 떠올라 그댈 괴롭히는 밤이 되면 음 길고 길었던 아픔은 다 지난 것 같은데 다시 또 그대로 제자리를 이렇게 이렇게 맴도는지” _〈위로〉, 금이다 (I’m Gold)


20210713 (화)

오닉스 북스 포크 3를 꺼내서 케이스에 딱 끼워보고 돌아왔는데… 진짜 20분도 안 지났는데… 아니, 대답 좀 늦었다고 당근마켓을 탈퇴하신 거예요? 성격 참 화끈하시네. 하지만 포크 3에는 사용하실 수 없지롱. ( ∙̆.̯∙̆)


20210714 (수)

오늘은 KFC를 참아냈다. 잘했다. 대견하다.


20210714 (수)

한 시간을 채 못 잔 모양이다. 다시 잠들기를 포기하고 차분하게 셈을 해보니 56분쯤 된다. 그러니까 에어컨으로 방 안을 차게 식힌 뒤에 잠들었는데 56분 만에 정신을 차려야 할 만큼 다시 뜨거워졌다. 운동복을 괜히 산 것 같다. 한낮에 택배를 받으러 나가보면 더 분명히 알겠지. 나흘 만에 문을 열어보면 알게 되겠지.


20210715 (목)

침대에 엉기려는 나를 간신히 물리치고 진상천 해물짬뽕을 포장해 왔는데 상하기 반나절쯤 전의 시금한 맛이 났다. 원래 쉬어가는 음식 맛에 예민한 편이라 입맛이 달아났지만, 그렇다고 다시 찾아가 불평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 대신 아주 조심스럽게 먹으면서 시금떨떨한 식재료를 골라내는데 집중했다.


20210716 (금)

옛사람들은 모두 평안에 이르른 건지 트위터 타임라인이 조용하다.


20210716 (금)

달리 살 수는 없었을까. 오래 생각해 봤는데, 다시 태어나도 결국 지금 나다. 늘 마음을 따랐고 홀가분하게 망했다. 육도윤회 같은 건 아무 의미가 없다. 아수라도에 떨어져도 내가 가장 약하고 무기력할 것이다.


20210716 (금)

내 비비빅 내 빙빙바 다 어디 갔어? 얼음을 찾아 점점 뜨거워지는 바다를 헤엄쳐가는 북극곰처럼 한마음 슈퍼에 가야 한다. 갈 수 있을까?


20210717 (토)

자동회전냄비 램프쿡에 반쯤 홀렸음. 극찬을 넘은 찬탄 후기들은 대체 왜? 에어프라이어 음식도 지겨운데 하나 들여볼까? 실리콘 연결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20210718 (일)

새벽 두 시의 달리기. 새벽 다섯 시의 족욕. 그리고 닭발을 향한 식욕.


20210720 (화)

나도 ‘투두 메이트’를 해보고 싶은데 도무지 일정이랄 게 없는 것이다.


20210720 (화)

당근(마켓)이 나를 끌어낸다. 고객과의 약속이 곧 매너온도니까.


20210721 (수)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억지로 해야 할 일이 줄었다. 이제 살았다,는 안도 속에서 마음을 조금씩 추슬렀다. 그리고 「2021년 1기 확정 부가가치세 신고」를 해치울 각오가 이십일 만에 섰다. 국세청 홈택스에 접속하고, 로그인을 누르고, 공동·금융인증서를 선택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그런데… “요청하신 서비스는 현재 서비스 중지 시간입니다.”


20210722 (목)

서울에서 벗어난다. 엄마 아빠 만나러 집에 간다.


20210722 (목)

나는 공짜 이벤트나 마케팅에 무관심한 편이다. (나 좋으라고 이벤트를 할 리가 없지) 그런데 카카오페이에서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의 ‘(무)m아나필락시스쇼크진단보험’을 무료로 제공하길래 날름 신청했다. 아나필락시스 쇼크 진단 비용이 얼마든 간에 미리 대비한 불행은 알아서 피해 가는 게 국룰이니까. 코로나 백신 맞기 무섭다.


20210722 (목)

요즘 입버릇은 “얼른 때려치우고 귀농해야지!”이다. 그런데 주변 누구도 진지하게 들어주지 않는다. 사실 내 생각에도 터무니없다. 당장 쓰임 없는 인간이고 싶지만 쭉 쓸모없는 인간이 되고 싶지는 않은데, 지금 이 길에서 조금만 이탈하면 땔감도 못 된다. 안락사 기계 ‘사르코’는 언제 직구할 수 있나. 방 한쪽에 안락사 기계가 놓여 있다면 우리는 (분명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20210730 (금)

올해 여름 처음 맛본 수박은 참 달았다. 그런데 과육이 너무 단단해서 껍질의 흰 부분을 씹는 것 같았다. 문득문득 내가 씹고 있는 게 무엇인지를 착각해서 ‘이 수박의 빨간 과육은 얼마나 더 달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칠월 이십사일에 먹은 노지 수박에 관한 기록.


20210730 (금)

리디북스가 초기 셀렉트 구독자를 농락하는구나. 그들은 “월 구독료 평생 보장”이라는 약속을 믿고 몇 년씩 선결제를 했다. 그런데 아티클 서비스 종료로 가격을 인하하면서, 기존 약속 보장 요구에는 환불(수수료 10% 제외)만 떠든다. 아티클 따위 블로그 포스트보다 나을 게 없지만 이리 낯두꺼운 태도라니. 리디 셀렉트 구독 기간이 9개월밖에 안 남은 나도 호구 잡힌 것 같아 영 불쾌한데, 리디북스를 믿고 십수 년씩 선결제한 (전자책 커뮤니티에 제법 흔한) 사람들은 당연히 리디북스 그냥 망해라 망해라 하지…. 리디북스의 떨떠름한 운영과 별개로, 리디셀렉트의 아티클 끼워팔기는 진작 그만뒀어야 한다. 아티클 서비스를 ‘아웃스탠딩’으로 분리하고 월 구독료로 6900-9900원씩 받겠다는데… 양심이 많이 없다.


20210731 (토)

일곱 시간 잤다고 아버지께 혼났다. 다섯 시간이면 된대.


20210731 (토)

꺄! 오늘 내 몸무게 최고! …로 많이 나간다. 이 지방을 다 어떻게 분쇄하지?

 

20210731 (토)

금연한 지 200일. 무언가를 늘 참아야 하는 이 생 언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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