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20190401 (월)

진짜 신기한 게, 힘이 부칠 때 엄마한테 전화하면 기운이 난다. 엄마는 노상 “요즘 많이 바쁘고 힘들지?”라고 묻는다. 나는 단 한 번도 거꾸러진 적이 없는 양 “에이, 이깟 일이 뭐가 힘들댜?”라며 걱정을 누그린다. 통화를 마치면 정말 별거 아닌듯싶다. 그래서 내일은 엄마한테 전화해야지.


20190401 (월)

작업과 업무를 위한 공간이 절실하다. 놀이텐트를 찾아볼 만큼.


2019041 (월)

꼬마돈가스에 케첩 뿌려서 새 밥이랑 먹으면 행복해져.


20190401 (월)

교복에 과잠을 걸친 학생들을 보고서야 만우절인 줄 안다.


20190402 (화)

겨울이 익숙해서 겨울만 느낀다. 해도 바람도 나무도 아직 추위를 탄다. 드라이클리닝을 해서 걸어둔 외투를 꺼내 다시 걸친지도 어느덧 보름이다. 봄은 어디쯤일까. 시시로 물러서다가도 한 걸음 크게 떼면 겨울을 단숨에 몰아낼 테지. 우리를 볕 아래 주저앉게 만들 테지.


20190403 (수)

단축 URL (link: http://goo.gl) goo.gl 서비스 종료. 한시적 유지기간도 끝났다. 오래오래 쓸 수 있는 대안 서비스가 없으려나?


20190406 (토)

나를 두고 지나간다.


20190407 (일)

소위 직관력이랄까, 예전에는 감각하는 것들의 주장이 또렷하게 들렸다. 이제는 오래 서서 내 영혼의 집을 비워두어도 그것의 마음이 들어오지 않는다.


20190414 (일)

아버지께서 요즘 많이 바쁘고 힘드냐고 물었다. 나는 진짜 죽겠다고 투정 부렸다. 그리고 혼났다. 어디 아버지 앞에서 죽겠다는 소리를 하느냐고. 어쩐지 덫에 걸린 기분이었다.


20190418 (월)

알뜰한 그 맹세에.


20190418 (목)

내 봄, 누가 말아먹으랬냐?


20190420 (토)

내 하찮은 날, 어쩌다 배수연 시인을 봤더랬지.


20190424 (수)

두릅두릅두 두릅두릅두 두릅두릅두냠냠냠


20190425 (목)

어쩌자고, 어쩌자고, 내가 코형을 알아서, 나도 따라 웁니다.


20190426 (금)

내 동네 베프인 포장마차 아주머니께서 거저 주셨다.


20190430 (화)

저자에게 ‘그야말로 예뻐하는 작품’이 무엇인지 묻고, 그 작품 먼저 펼쳐보는 걸 좋아한다. 으레 내 선호와 엇갈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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