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어머니

소식을 한동안 전하지 않았더니 집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러잖아도 하려던 참이었다. 어머니께서는 왜 이다지도 연락을 안 하느냐, 밥은 먹었냐, 돈은 있느냐, 질문을 쏟아냈다. 작은 지혜를 나누자면 모든 질문에 지극하게 대답하면 안도감의 유예기간을 늘릴 수 있다. 여기에 덧대어 약간의 걱정을 되돌려 드리면 민망할 정도로 기뻐하신다.

― 아들 걱정은 하지 말고 여행 가서 쓸 쌈짓돈이나 챙기세요. 아들이 용돈 안 줘서 밥 굶었네, 용돈은커녕 생활비 보태주느라 길에서 잤네, 이런 소리 마시고. 사람이 엔간해서 굶어 죽간?

어머니는 아들의 말에 웃었다. 허풍 칠 정신이면 굶어죽는 날까지는 아득히 멀다 여겼겠지. 그런데 어머니는 아들을 아직 믿으세요?


금강산 관광

이번 달 22일이었나? 부모님께서 북한에 가신다. 충청도에서 그 땅에 다다르기까지 버스와 기차를 수없이 타고 내리는, 매우 타이어드 하고 설레는 일정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렇더라도 남·북한이 협력해서 길을 잇다니. 정말 굉장하다. 금강산 관광이 이루어질 거라고 입을 뗀지 몇 해 만에 관광버스 건강 체조를 즐기며 오갈 수 있다니. 이산가족의 슬픔을 달래기에는 부족하겠지만 망향(望鄕)의 슬픔은 누그러질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교통비를 빼고 나면 뭐가 남을까 싶을 정도로 저렴하다. 언제 다시 막힐지 모를 개방이니 나도 배낭을 싸둬야겠다. 북한에서 효자손은 사지 말자.


강정구 교수

한국사회론과 정치사회학을 강의해 온 사회학자라면 (역사에 대한 가정의 가치 판단은 유보하고) 6.25 전쟁을 돌아보며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전쟁은 한 달 이내에 끝났을 테고 우리가 실제 겪었던 그런 살상과 파괴라는 비극은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충분히 해볼 만하다. 이에 더해 6.25 전쟁이 “북한 지도부가 시도한 통일 전쟁”이자 “내전”이라고 의견을 피력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민족의 통일과 자주를 위한 북한의 ‘투쟁’으로 보는 시각 자체는 당연히 문제적이다. 용인될 수 없다. 강정구 교수는 이로 인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고무·찬양)’로 사법처리된 듯하다.

그래도 학술적 견해에 대한 ‘국가보안법’의 잣대는 아쉽다. 그의 사상적 견해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언론에 보도된 족적을 보더라도 둘은 융화된 듯 보인다. 그럼에도 국가보안법의 맹위가 여전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리고 냉전 성역의 건재함을 확인하게 되었다.

김수영이 1960년 4월 26일에 쓴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에서 뭐라던가. “민주주의는 인제는 상식으로 되었다 / 자유는 이제는 상식으로 되었다 / 아무도 나무랄 사람은 없다 / 아무도 붙들어갈 사람은 없다”지 않았나. 반백년이 지나서도 강정구는 국가보안법으로 잡혀갔다. 학술적 논쟁에 따른 일축보다는 처벌이 신속한 효과를 보장하겠지. 지금 김수영도 저승의 골방에 숨어 빨갱이로 잡혀갈까 봐 벌벌 떨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강 교수의 글은 북한을 찬양, 고무해 국가 변란을 선전·선동하고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내란을 선동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자유개척청년단과 활빈당 등 22개 보수단체는 기쁨의 언동을 연일 계속하고 있다. 그래도 학교에 쳐들어가서 아이들의 멱살을 잡다니. 보수단체의 보수 무력통일 도발은 북한만큼이나 위협적으로 보인다. 그들이 주장하는 자유민주주의는 내가 배운 것과 다른 무엇이다. “반공(反共)도 이데올로기”라고 외치는 걸 듣고 있자면 의심은 확신이 된다. 아마 당장이라도 북한 주석궁에 침투해서 김정일의 목을 따고 싶은 걸 용케 참고 있는 거겠지. 내부에서 균열을 만드는 일에 몰입하며 학교 담장을 넘기보다 진짜 적을 향해 힘내주길.


우주, 침략 전쟁

우리는 침팬지와 개, 바퀴벌레, 전갈, 거미 외계인의 습격을 받게 될 것이다.

침팬지 팻(Pat)과 마이크(Mike)는 1953년에 우주개척의 꿈을 짊어지고 로켓에 타야 했다. 소련의 떠돌이 개 라이카(Laika)는 1957년에 동물의 우주 생존 가능성을 확인하고 7시간 만에 우주선 안에서 숨지고 말았다. 미국과 소련은 1959년 5월까지 10년간 수많은 동물로 우주 경쟁을 이어나갔지만 무엇도 살아서 귀환하지 못했다. 1960년 8월에는 강아지 한 쌍이 지구궤도를 돌다가 네 바퀴째 경련이 일어나 숨졌다. 1961년, 침팬지 햄(Ham)은 고작 17분간의 우주체험을 위해서 15개월 동안 지옥훈련을 받았다. 이러한 희생의 데이터 덕에, 1969년 7월 17일 아폴로 11호가 109시간 10분 35초의 비행으로 ‘고요의 바다’에 착륙했다. 이제 인간의 우주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러나 과학은 가정과 증명에 비정해서 동물 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1973년에는 한 쌍의 거미가 우주에서 중앙 신경계 작동을 시험에 동원됐고, 1998년에는 아홉 마리의 바퀴벌레가 생존 한계 실험을 위해 우주를 여행했다. 2005년에도 전갈 한 마리가 우주 스트레스 실험을 받고 돌아왔다. 하지만 대다수는 돌아올 수 없었다.


앜쿠 라디오

웹사이트 ‘AccuRadio’를 소개한다. 온라인 음악 라디오라서 모든 장르별 채널이 준비되어 있다. 참고로 국내 음악은 단 한 곡도 듣지 못했다.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호명에 발음기호가 필요한, 세대 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입만 벙긋거리는 게 전부인, ‘barbie 혹은 babo 인형 선물세트’의 판촉 광고음악을 원하는 사람은 청취를 금지한다.


오동 兄

음력 2월 11일, 생일 축하해요.


나쁜 습관

꽁― 하고 있다가 몰아서 올리는 습관을 버려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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