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글이네
네이버에서 메일이 왔다. W대학교 M학과의 홈페이지 참글쩜넷(http://chamgle.net)이 연결되지 않으니 사이트를 확인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몸에 스민 귀찮음이 빠져나가지 않아 회신은 미뤄두었지만, 세상 어디에도 ‘참글’은 없다. 학생회가 이양되면서 연장의 필요를 충족하지 못한 듯하다. 유지는 내 몫이 아니다. 결정의 이유는 짐작할 수 있지만 아쉬운 마음이다. 앞으로는 홈페이지 만드는 일에 관여하지 말아야겠다. 사라진 홈페이지는 셀 수 없고 방치된 곳도 여럿이다. 사람들 앞에 홈페이지를 내놓으면 우르르 몰려들어 가입하고 속내를 털어놓을 리 없다. 수백만 가입자가 있는 포털사이트도 자고 일어나면 성인 채팅사이트로 변해있다. 이런 게 ‘인터넷 세상 속 오늘 날씨’라도 되는 것처럼 태연히. 지난날 약속한 ㄱ씨의 홈페이지만 마지막으로 만들자. ― 사실, 홈페이지 만드는 법도 흐릿하다.
유니텔
앞에서 “수백만 가입자가 있는 포털사이트도 자고 일어나면 성인 채팅사이트로 변해있다. 이런 게 ‘인터넷 세상 속 오늘 날씨’라도 되는 것처럼 태연히.’”라고 쓰고, ‘유니텔’이라고 읽는다. 파일 다운로드를 무료로 제공하며 네이트클럽·다음카페·아이팝클럽 등등 수많은 공유 사이트를 접수하더니 돌연 유료 전환이라는 악수를 두었다.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겠지만 전조 없던 변화에 사람이 떨어져 나가는 중이다. 사람이 없으면 다 소용없다. 나도 사람에게로 곧장 가야지.
직진
2006년 5월 11일 한낮의,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일.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방문하여 ‘접수’했다. 그간 마음고생이 많았다. 신경 써야 할 일이 남아있지만 인생에는 연금술이 없다. 졸지에 수은이 금덩어리로 변하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 어차피 벗어날 방법은 없다. 그러니 긍지를 몸 안에 채우고 나아가자. ― 문학은 힘이 세다. 고삐를 아무리 단단하게 매어놔도 시대의 정신만큼 힘이 세다. 그리고 ‘아버지의 말씀(Logos)’보다도 힘이 세다. 문학은 어떤 황폐라도 끌어안는다. 문학의 힘을 억누를 수 있는 권위는 아무것도 없다. 해체된 세계를 재통합할 힘은 여전히 문학에게 있다. 문학은 힘이 세다. ― 전력으로 믿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