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편, 2011년 01월.

20110110 (월) 나는 더블침대와 텔레비전 한 대가 자기 세계의 전부인 여자를 알고 있다. 그녀는 항상 비민주적으로 훌쩍 떠났다, 내게 그랬듯이. 나는 최근에야 내 세계의 체지방을 줄이고 있다.20110115 (토) 연구실에서 갓 내린 커피 한 잔을 받았다. 유기농 커피를 생산하는 히말라야 마을 ‘아스레와 말레(Aslewa Male)’가 떠올랐다. 아스레와 말레란 ‘좋은 사람들이 여기 정착하다.’라는…

파편, 2010년 11월.

20101105 (금) 너의 유쾌한 기분을 망칠 수도 있다, 라고 몇 번이나 되뇌었다. 이보다 더 심각한 이유는 세상에 없다. 나는 돌연 내가 아닌 사람이 될 수 없다. 내키진 않지만 내가 억울하게 생각할 만한 일도 아니다. 모든 책임은 결국 내가 짊어질 수밖에 없다.20101112 (금) 네가 태어났고, 그 후로 난 쭈욱 슬펐다. 이것은…

파편, 2010년 09월.

20100907 (화) 강모씨는 서울에 올라와서 열심히 다른 그림을 찾고 계신다. 너는 역시 좀 다르다.20100908 (수) 너로 인한 근심과 불안과 공포, 그 뿌리엔 이런 물음이 산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할 필요가 없을 때,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일시적으로나마 나를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었던 너를 생각한다.20100912 (일) 빌리: 저 떨고 있는 것…

파편, 2010년 08월.

20100803 (화) 내 몸이 성가시다. 어디 두고 올 만한 곳을 찾아 나섰다. 썩 좋아 보이는 장소마다 어떤 몸이 뉘어져 있다. 20100807 (토) 쓰다만 엽서를 발견했다. “이젠 봄보다 당신이 더 절박하다.”로 시작하는 알레르기성 엽서였다. 중간쯤에는 “당신은 너무 딱딱하다.”고 쓰여 있었다. 이젠 당신에게 왜 ‘딱딱하다’는 수사가 잘 어울렸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시간이 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