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은 꼭 잊겠어요.

두 시간이나 일찍 안성에 도착했다. 연못에서 고니 두 마리가 다리 하나로 서서 졸고 있었다. 그다지 물에 들어갈 생각은 없어 보였다. 지긋지긋하다는 얼굴을 가끔 깃털 사이에서 꺼내곤 했다. 네가 아니더라도 가을에는 기분 좋은 것들이 가득 널려있다. 그래서 가을에라도 너를 안 본 셈 친다. 진작 보냈어야 할 게 이제 조금 멀어지는구나 한다. 너는 이 가을에 비한다면 아무것도 아니구나 한다.

점심을 먹으러 제6식당에 갔다. 고추장제육덮밥을 먹었다. 간장제육덮밥은 바로 앞 테이블까지 주문을 받고 재료가 떨어졌다. 나는 어차피 두 메뉴 중 하나밖에 먹을 수 없으니 상관 없지만, 작은 불행도 작은 행운도 그리 달갑지 않다. 그래봐야 잊어버리기에 힘만 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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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goon

언어도 또한 살아 있는 상태에서 또는 탄생 중인 상태에서 취하는 수밖엔 없다. 언어의 모든 준거들과 함께, 즉 언어가 말없는 사물들에게 언어 자신을 결부시키는 언어의 배후에 있는 준거들, 그리고 언어가 자기 앞에 보내서 말해진 사물들의 세계로 형성하는 준거들과 함께 언어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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