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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편, 2019년 05월.

20190505(일)
얼굴 없이도 잘 웃던.

20190505(일)
이 부근에 사는 사람을 떠올리며 걷다가 정신이 들면 아주 멀어져 있고.

20190505(일)
극장에 갔다. 영화는 안 봤지. 대신 초음파 동영상을 봤지. 저 캄캄한 곳에 분명 있다는 손가락 열 개를 한참 상상했지. 니놈도 아범이 된다니.

20190515(수)
낮을 아울러 보내고, 다음에는, 이다음에는 밤을 보내자 약속하고 길게 헤어졌지. 그 뒤로 몇 달인가 그림자로 마중 나갔다가 종아리쯤 끊고 돌아와야 했는데 어젯밤에서야 네가 새로 찾아왔다.

20190515(수)
달 가장자리를 에돌던 사람들이 고스란히 지구로 돌아가버리면 망막한 우주에는 도로 검은 외로움만 남겠지.

20190521(수)
꽃은 환지통에 시달리다 시들어 죽을 텐데 그때까지 나는 작은 죄도 없이 간절하게 보살펴야 한다.

20190531(금)
엄마가 나들이 다녀온 저녁에는 꼭 꽃 사진이 온다. 나는 어슷비슷한 꽃 말고 엄마 사진을 보내라고 관광 성수기마다 말해왔다. 엊그제는 대문을 밀며 집에서 몸을 빼내는데 흠 없는 장미 수백 송이가 피어있었다. 누구랑 같이 보고 싶은 장미였다. 나는 엄마한테 처음으로 꽃 사진을 보냈다. 그리고 사흘째 읽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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